급여재평가에서 급여 유지로 결정난 셀트리온제약의 간장약 '고덱스(성분명 아데닌염산염 외 6개 복합)'와 종근당의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성분명 아보카도-소야)'이 또 다시 급여 삭제 위기에 내몰렸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지난 23일 2022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인 6개 성분에 대한 평가 결과를 보고받고 건강보험 적용 유지 또는 제외 여부 등을 결정했다.

건정심은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의 평가결과를 받아들여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1년 조건부 평가유예', 알마게이트와 티로프라마이드 성분 '급여 유지', 에페리손과 알긴산나트륨 성분 '급여 축소'를 확정했다. 

그러나 '급여 유지' 결정을 내린 아데닌염산염 외 6개 복합 성분(제품명 고덱스캡슐)에 대해서는 약평위 결과를 뒤집고 다음 건정심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건정심은 2021년 급여재평가 대상으로 조건부 급여 유지됐던 '아보카도-소야' 성분도 고덱스와 함께 재논의키로 했다. 아보카도-소야 성분 제품은 종근당의 이모튼캡슐이 유일하다.

이날 건정심에서는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약가인하를 통해 비용효과성이 인정돼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은 것이 타당하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3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은 비슷한 논조로 고덱스와 이모튼의 급여적정성 결정에 반대하는 논평을 내놨다.

건약은 "프랑스는 2013년 이 약이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해 급여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고, 현재 한국이 급여 평가에 기준으로 삼고 있는 주요국가들 중 어느 나라도 이모튼의 급여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심평원이 국내 제약사 눈치를 보는 기관이 아니라면, 프랑스 회사가 개발해서 프랑스 정부도 임상적 유용성이 없다고 하는 약을 매년 500억원이나 들여서 구매를 지원해야 하는지 자세한 해명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덱스의 대체약제로 논의됐던 팬넬캡슐도 마찬가지로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제약사는 펜넬캡슐과 가격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 고덱스의 가격을 낮추면서 급여가 유지됐다"며 "펜넬캡슐을 평가하면 고덱스에 비해 비용효과적이고, 고덱스를 평가하면 펜넬캡슐에 비해 비용효과적으로 결론이 나는 이상한 논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이러한 방식의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다른 약제의 재평가에 대해서도 실효성을 무너뜨리는 결정"이라며 "재평가 대상약제는 대체약제와 가격만 동일하면 급여유지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상한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질타했다.

급여적정성 불인정, 인정, ?…결말은?

고덱스는 올해 4월 2022년 급여재평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약평위는 7월 고덱스가 보유하고 있던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 적응증에 대한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셀트리온제약은 급여재평가 결과에 불복, 자료 보완을 통해 이의 신청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덱스의 급여적정성 재평가 재심의 결과에 부정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덱스의 급여적정성 재평가 재심의 결과에 부정적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고덱스의 임상적 유용성을 증명하기 위한 교과서나 임상진료지침 등이 부재하고 비용효과성에 있어서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판단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약평위는 10월 급여적정성 재심의 결과 '급여적정성 있음'으로 최종 인정했다. 약가인하를 통해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으면서 급여가 유지된 것이다. 건정심이 이번 급여 유지 결정이 타당한지 논의해보겠다는 부분이다.

이모튼은 지난 2021년 원개발국인 프랑스에서 해당 제품의 허가사항 중 효능·효과가 '성인 무릎 골관절염의 증상완화'로 변경되면서 우리니라도 7월부터 효능·효과가 '▲치주질환(치조농루)에 의한 출혈 및 통증의 보조요법 ▲골관절염(퇴행골관절염)'에서 '성인 무릎 골관절염의 증상완화'로 축소됐다.

8월 열린 약평위에서는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해 급여 삭제 위기에 몰렸으나, 10월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하지만 비용효과성이 있어 급여유지는 하되, 1년 이내 교과서·임상진료지침에서 임상적 유용성 입증되지 않는 경우 급여에서 제외하기로 조건부 급여 유지됐다.

1년 후인 지난 10월 급여적정성 재평가 심의결과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급여재평가 제도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된 고덱스와 이모튼의 급여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는 747억원, 종근당의 이모튼은 51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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