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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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제조·임상·기술이전 등 핵심 직무의 인력 부족률이 제조업 10대 분야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규모 실습 기반의 인력양성 인프라를 본격 가동하고 있으나, 현장 수요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KPBMA FOCUS'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제조 시장은 2024년 5890억 달러(약 820조원)에서 2033년 1조 2039억 달러(약 177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개발 트렌드가 모달리티티(modality) 중심에서 희귀·혁신의약품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이 1:1 비중으로 균형을 이루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CDMO 기업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산업 구조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나, 전통 제약사의 R&D 투자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영업이익은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을 제외하면 1000억원을 넘는 기업이 없어 R&D 역량 강화로 신약을 개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전방위 지원

정부는 2023년 바이오를 반도체·이차전지와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공식 지정하고 ▲합성생물학 ▲유전자·세포치료 ▲감염병 대응 ▲디지털 헬스데이터 분석 등 4대 전략기술을 선정했다.

이어 ‘바이오경제 2.0’을 통해 백신에 집중됐던 기존 정책을 바이오의약 전반으로 확대하며 공정개발·시설 확충·규제혁신을 포함한 다층적 지원책을 발표했다. 특히 향후 5년간 약 11만 명의 신규 인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인력양성 정책을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실습 중심 ‘오픈 코스형’ 인력양성 모델을 중심으로 대규모 교육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K-NIBRT(연 2000명)', 'K-Bio 트레이닝센터(연 1200명)', 제약산업 미래인력양성센터(연 1200명)',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연 1000명)' 등이 그것이다. 산업부도 7~10주 집중 현장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업 인턴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별로 제각기 운영되는 교육과정이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고, 대학과의 연계성이 낮아 교육 효과가 분산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산업 현장 ‘심각한 인력 미스매치’…제조·임상·기술이전 분야 심화

보건산업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인력부족률은 제조업 10대 분야 중 최고 수준인 3.5%로, 2018년 3.3% 대비 개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1.6%, 자동차 1.9%, 전자 2.6%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전공자 비율이 높은 분야는 R&D(91.6%)와 임상개발(89.1%)이고, 인허가 및 기술이전이 각각 75.0%, 70.7%로 뒤를 잇고 있다.

한균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약학과 교수(K-NIBRT 사업단장)는 "제조 분야는 전공자 비율이 41.3%에 불과하며, 신입직 채용 비중이 67.8%로 가장 높아 '현장 실습형 인재’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다"며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술이전·임상·규제 분야는 전공자 비율이 높음에도 인력 자체가 적어 수급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컨트롤타워 부재…미래지향적 현장형 인재양성 필요"

현재 제약바이오 인력양성 사업은 복지부·산업부·교육부·식약처 등 여러 부처가 각각 추진하고 있어 중복과 비효율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복지부·식약처의 특성화대학원 사업은 범위와 지원 구조가 유사해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영국·아일랜드 등 선도국은 경력·비전공자까지 포괄하는 비학위(Non-degree) 기반의 실전형 프로그램을 국가가 직접 운영하고, 대학은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규 교육과정 외에 모듈형 교육 프로그램을 표준화해 부처 간 중복을 해결하고, 대학과 정부 교육기관의 상호 인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견습·체험학습(Apprenticeship), 첨단의료(Advanced Therapy) 교육은 글로벌 선도국들이 인재육성 전략에 중점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키워드이므로 우리나라도 인력양성 정책 입안 시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균희 교수는 "융합형·현장형 인재를 기르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의 급격한 확장을 고려하면 대학-현장-정부가 연결되는 전주기 인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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