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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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약물오류 예방 기술은 더 이상 '내부 규제 준수'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의료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바코드·RFID를 결합한 폐쇄순환약물관리(CLMA)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투약 오류를 최대 92%까지 줄인 실증 데이터가 잇따르자 환자안전 기술 시장의 활성화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 

기계·데이터 기반의 약물안전 체계가 인력 의존 구조를 대체하면서 환자안전은 이제 병원 내부 관리 영역을 넘어 디지털헬스 산업의 전략적 핵심 분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대형병원 도입 후 투약 오류 최대 92% 감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환자안전사고 2만여 건 중 49.8%가 투약 오류다. 그러나 최근 주요 병원에서 도입한 바코드 기반 투약관리(BMCA), RFID 약물 식별, 임상결정지원시스템(CDSS)을 결합한 폐쇄순환약물관리(CLMA)는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BMCA 도입 이후 투약 오류가 92.5% 감소했으며, 동일 포장 약물 혼동 및 대상 환자 오류가 대부분 제거됐다. 서울대병원도 바코드·RFID 시스템을 통해 환자 확인·약물 식별 오류가 현저히 줄었고, ‘오투약 위험약’ 자동 경보 시스템과의 연동으로 중증 오류 발생 가능성을 대폭 낮췄다.

서울아산병원은 고위험약·항암제 중심으로 RFID 태깅 범위를 확대하고, 조제–이송–투약을 전 과정 실시간 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이중 검증 구조를 자동화했다. 부산대병원 역시 항생제·마약류 중심으로 약물 바코드 시스템을 정착시키며 약제부–병동 간 ‘약물 이송 오류’를 7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

의료 IT 전문가들은 "투약은 처방·조제·검증·이송·투약·기록까지 6단계를 거치는데, 사람이 모두 확인하는 구조에서는 근본적으로 오류를 피하기 어렵다"며 "기계가 환자와 약물을 동시에 확인하는 이중 식별 체계가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병원들은 단일 장비 도입이 아니라 '환자·약물·기록을 한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폐쇄순환약물관리(CLMA)의 핵심은 투약 과정 전체를 하나의 폐쇄순환 구조로 묶는 것이다.

환자 손목의 바코드로 대상 환자를 확인하고 약품 포장에 부착된 바코드 또는 RFID 태그로 약물 정보를 검증한 뒤 CDSS가 용량·상호작용·금기 여부를 자동 경고한다. 이후 투약 기록까지 자동 저장돼 수기 입력 오류·기록 누락도 방지된다.

국내 병원들은 여기에 모바일 EMR, 약국 자동조제기(ATC), 약물 자동검증기, 투약 로봇(투약 분배 자동화)까지 결합해 병원 약물관리 전 과정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약국 자동조제기를 도입한 병원의 업무량이 평균 4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투약 과정뿐 아니라 병원 전체 약물관리 효율성까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병원계 관계자도 "AI·바코드·RFID가 결합된 약물관리 플랫폼이 이제 환자안전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자안전이 기술 중심으로 전화되는 흐름은 글로벌 공통 추세다. WHO도 2021~2030 글로벌 환자안전 행동계획에서 약물안전 자동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고, 미국 HHS도 2022~2026 전략계획에 자동화된 투약기기 도입 확대를 명시했다.

한국 역시 2019년 환자안전법 개정 이후 환자안전 전담인력 배치, EMR·CDSS 고도화, 사고신고·데이터 활용 강화 등 구조적 개선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기반 환자안전 체계가 정착하면 병원의 인력부담과 환자안전 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가 크다"며 "향후 국내 의료기관 평가 기준에도 투약 안전 자동화 지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약물 바코드·RFID 시장 확대와 병원 자동조제·투약 기기 수요 증가에 따라 환자안전 기술시장은 성장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환자안전이 단순 규제를 넘어 새로운 디지털헬스 산업 영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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