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제약의 간장약 '고덱스'가 캡슐 제형을 정제로 변경한데 이어, 새로운 적응증 추가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급여재평가 여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자로 서울대병원이 신청한 고덱스캡슐의 연구자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고덱스 캡슐(Godex)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다기관 전향적 비교 임상연구다.
서울대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이대목동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인하대병원, 한양대구리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중앙대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다.
고덱스는 ▲오로트산카르니틴 ▲항독성간장엑스 ▲아데닌염산염 ▲피리독신염산염 ▲리보플라빈 ▲시아노코발라민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 등 7개 성분의 복합제다.
고덱스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염증성 간질환, 바이러스성 간염 등 간세포 손상의 간접 지표인 '트랜스아미나제(ALT)가 상승한 각종 간질환'에 처방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고덱스의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 적응증에 대해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나, 회사의 이의신청을 토대로 한 재심의에서 급여적정성을 최종 인정했다. 고덱스는 약가인하를 통해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으면서 급여가 유지된 것이다.
연구자 임상은 제약사 임상과 달리, 효능을 입증해도 적응증 추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경우 제약사가 주도하는 임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NASH 영역은 의료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약간이라도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될 경우 고덱스는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하다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 5월 기존의 고덱스 캡슐 제형을 정제로 바꾼 '고덱스맥스정'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다
고덱스맥스정은 기존 고덱스캡슐에 사용된 오로트산카르니틴 대신 L-카르니틴나파디실산염이 사용됐으며, 나머지 성분들의 함량이 2배 증가됐다. 또 캡슐 제형이 1회 2캡슐, 1일 2~3회 복용인 반면, 정제는 고용량으로 1회 1정, 1일 3회 복용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복지부가 올해 급여재평가부터 평가방법을 바꾸기로 하면서 임상적 유용성 불분명 약제에 대한 급여 유지 조건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고덱스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