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잦은 파업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회원들이 강력투쟁보다는 합리적인 리더의 손을 들어주며 이필수 후보가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결선투표 당시 1~2위 후보 간 득표 차가 적었던 만큼 임현택 후보와 이필수 후보 측이 낙선한 후보들의 지지표를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필수 후보가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박홍준 후보의 표를 흡수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홍준 후보의 지지층은 보수 온건파로 분류됐었는데, 이들이 상대적으로 이필수 후보 지지층과 유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에 더해 온건파 성향으로 분류됐던 유태욱 후보의 표도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필수 당선인은 전남의사회장 출신으로 조선의대 출신인 김동석 후보의 표도 일조했을 것이란 분위기다.
의협 내부 개혁, 첫 무대는 수가협상
이필수 당선인은 선거 운동 당시 의협 집행부 구성부터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만큼 의사협회 내부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원의, 봉직의, 교수 등의 비율을 적정화하고 전체 의사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의협으로 다시 출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 당선인은 핵심 공약으로 건강보험수가 프레임을 ‘저수가·저급여·저부담’의 3저 체제에서 ‘적정수가·적정급여·적정부담’의 3적정체제로 전환을 꼽았다.
따라서 5월로 예정된 수가협상이 그의 협상 전략을 가늠해볼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 당선인은 “수가적정을 위해 현재 상급종합병원에서 실시 중인 심층진료 수가 시범사업 대상 기관을 의원급이나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한 후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점진적 체제변화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2020년도 수가협상단장으로 참여했던 당시 수가 인상률이 최근 3년간 가장 높았다고 자부했다.
지난 3년간 수가협상을 살펴보면 2019년은 2.7%과 2021년 2.4%에 비해 2020년도 의원급 수가 인상률이 2.9%로 가장 높았다.
그는 “당초 공단이 제시한 1.5% 이하 인상안과 비교해 고무적인 수치라고 생각한다”며 “당·정·청 인사들을 수도 없이 만나고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물이었다”고 회상했다.
9·4의정합의서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정부의 정책에 의료계의 목소리가 영향을 주고 제동을 건 부분은 있지만, 의료계의 내부 의견을 모두 수렴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정부가 코로나19 안정화 이전에 다시 공공의대 문제를 꺼낸다면 이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투쟁보다는 전략적 인내와 설득으로 여론의 지지를 형성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필수 당선인의 임기는 2021년 5월 1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3년간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