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결합한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 복합제 개발에 성공했다.
3년 전 도네페질 성분의 패치 제형 허가 이후 오랫만에 새로운 조합의 등장이어서, 약 3500억원에 달하는 해당 성분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현대약품의 '디엠듀오정10/20mg(성분명 도네페질염산염수화물, 메만틴염산염)'을 품목허가했다.
디엠듀오는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 복합제로, 도네페질과 메만틴염을 안정적으로 병용해 복용하고 있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사용된다.
도네페질 10mg과 메만틴 20mg을 병용으로 투여해야 하는 환자들의 복용 약물 개수를 줄여 복약 순응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중등도 이상의 치매 환자에게 이용 가능한 약리학적 치료제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AChEI)인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과 NDMA 수용체 길항제인 메만틴에 국한돼 있다.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도네페질과 메만틴의 병용요법은 인지 및 비인지 증상(신경행동증상)에 임상적으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하며, 치매치료제 성분 중 임상 현장에서 가장 흔히 병용 처방되고 있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9년 8월 식약처로부터 도네페질과 메만틴 성분의 복합제 임상 3상을 승인받고 국내 및 해외 임상에 착수한 바 있다.
도네페질 시장규모는 2023년 유비스트 기준 약 3052억원으로, 전년 2850억원 대비 7.1% 성장했다. 그 중 도네페질 성분 오리지널인 에자이의 '아리셉트(아리셉트정·아리셉트에비스정·아리셉트구강용해필름 포함)'가 1055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34.6%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큐어는 지난 2021년 11월 세계 최초로 도네페질 성분의 치매 패치제를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주목을 받았다. 특수한 약물 투과 이중층 시스템을 가지는 경피흡수제제를 개발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인 것이다.
이 제제는 1주 2회 3일과 4일 간격을 교대로 해 1매씩 부착한다. 알약 복용이 힘든 고령의 치매환자에게 편의성이 높고, 오심과 구토 등 부작용이 적어 위장에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아이큐어가 생산하고 셀트리온이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도네리온패취'는 2022년 8000만원에서 2023년 1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또한 메만틴 시장규모는 2023년 유비스트 기준 약 442억원으로, 전년 404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메만틴 성분 오리지널인 룬드벡의 '에빅사(에빅사정·에빅사액 포함)'가 176억원을 기록했으며, 제네릭 중에서는 대웅바이오의 글리빅사 40억원, 일동제약의 메만토 25억원, 고려제약의 에이디메드 23억원 순이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매환자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치매치료제 시장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의 환자에서 복약 순응도가 중요한 만큼, 현대약품이 개발한 복합제의 출시가 향후 약 3500억원에 달하는 도네페질과 메만틴 성분 시장에서 순위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복합제는 현대약품이 주관하고 7개 사가 참여해 공동 개발한 품목으로 현대약품이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공동개발 참여사들도 곧이어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