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곳 중 4곳 가량은 연구개발비(R&D) 투자금액을 확대해 평균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일부 기업은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집계된 기업의 절반 이상은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낮아졌다.
셀트리온은 유일하게 4000억원대를 기록해 압도적이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R&D 투자비가 3배 정도 늘어났다.
메디팜스투데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2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0개사의 R&D 투자 금액을 살펴본 결과 총 R&D 금액은 2조 9789억원으로 전년 2조 5339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4450억원이 늘어났다.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7% 증가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따라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전년 10.5%에서 0.4%p 증가한 10.9%를 기록했다.
전체 50개 기업 중 R&D 투자금액을 늘린 기업은 86%에 해당하는 43개사였다. 대부분의 기업이 매출이 크게 늘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줄어든 기업이 절반이 넘는 28곳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R&D비를 투자한 기업은 셀트리온으로 유일하게 4000억원대를 지출했다. 지난해 412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3980억원에 비해 3.6% 늘어난 금액이다. 다만 R&D비중은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며 전년 21.0%에서 18.1%로 -3.0%p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대비 191.8% 증가한 2682억원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공식 편입하면서 R&D 투자금액이 급증했다.
이어 GC녹십자 2136억원(24.0%↑), 대웅제약 2006억원(19.9%↑), 종근당 1814억원(11.0%↑), 유한양행 1800억원(1.0%↑), 한미약품 1779억원(10.2%↑), 일동제약 1251억원(15.6%↑), SK바이오팜 1230억원(7.1%↑), SK바이오사이언스 1230억원(13.5%), 동아에스티 1096억원(10.5%) 등 총 11곳이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 중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액이 크게 감소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대폭 상승한 경우다.
양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41.2%, 50.5% 절반 정도 감소했으나, R&D 투자비를 7.1%, 13.5% 늘리면서 매출액 대비 비중은 각각 50.0%, 24.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폭도 각각 22.6%p, 14.0%p로 가장 컸다.
R&D 투자비의 증가율 순서를 보면 바이넥스가 전년 4억원에서 지난해 16억원으로 322.5%(12억원) 늘어나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191.8%(1763억원)이 뒤를 이었다.
또 메디톡스 50.8%(135억원), 신풍제약 47.7%(144억원), 에스티팜 43.8%(80억원), 대원제약 41.7%(130억원), 일양약품 40.7%(117억원), 한독 36.2%(83억원), 셀트리온제약 35.0%(25억원), 종근당바이오 34.0%(39억원), 제일약품 25.6%(100억원), 대한뉴팜 24.0%(12억원), GC녹십자 24.0%(413억원), JW중외제약 20.9%(105억원) 등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명문제약은 전년 42억원에서 지난해 28억원으로 33.1%(14억원) 감소해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이어 이연제약 -29.6%(-27억원), 안국약품 -25.2%(-44억원), 알리코제약 -24.0%(-21억원), 삼천당제약 -23.1%(-108억원), 국제약품 -15.8%(-8억원) 순이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순위로 살펴보면 SK바이오팜(50.0%)과 SK바이오사이언스(24.7%)에 이어 신풍제약이 21.4%, 메디톡스 20.5%, 삼천당제약 20.2%로 5개사가 20%를 넘었다.
이어 일동제약 19.6%, 셀트리온 18.1%, 동아에스티 17.3%, 대웅제약 15.7%, 부광약품 15.4%, 한미약품 13.4%, GC녹십자 12.5%, 종근당 12.2%, 한국유나이티드제약 11.5%, 환인제약 11.3%, 삼진제약 11.2%, 일양약품 10.6%, 에스티팜 10.6%, 유한양행 10.1% 등 총 19개사 10% 이상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는 전년 R&D비 10% 이상 지출한 기업이 총 21개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소폭 줄어든 것이다.
R&D에 인색한 기업도 여전했다. 대한약품은 1%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광동제약과 바이넥스, 삼일제약, 명문제약 등은 1%대에 불과했다.
특히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 4315억원에 달하는 광동제약은 R&D 투자액이 139억원에 불과해 간신히 1%대에 안착했다. 그것도 전년 대비 11.4% 증가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