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 수막구균 백신 '메낙트라'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 보유업체인 사노피는 차세대 백신 '멘쿼드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GSK와의 경쟁은 또 다른 숙제로 남게 됐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이하 사노피)는 지난 6일 자사의 '메낙트라주(수막구균(A,C,Y,W-135)다당류-DT단백접합백신)'의 공급중단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다. 공급중단일자는 오는 12월 31일이다.
사노피는 지난해 3월 6일자로 4가 수막구균 백신인 '멘쿼드피주(수막구균(A,C,Y,W)다당류-TT단백접합백신)'의 허가를 식약처로부터 획득한 바 있다. 수막구균 혈청형 A, C, W, Y를 예방할 수 있으며, 2세부터 55세를 대상으로 1회 접종한다.
기존 수막구균 4가 백신과 면역원성을 평가했을때 멘쿼드피주는 4개 혈청형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멘쿼드피는 기존 메낙트라와 달리 파상풍 단백질을 활용해 수막구균 혈청형 다당류 항원이 증가했다.
사노피는 기존의 메낙트라 대신 멘쿼드피를 공급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수막구균 예방 접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메낙트라주의 재고 소진 시점과 멘쿼드피주의 공급 일정을 조율해, 국내 4가 수막구균 백신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며 "멘쿼드피주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메낙트라주 공급중단에 대한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4가 수막구균 백신은 메낙트라와 멘쿼드피주 외에도 GSK의 멘비오(수막구균(A,C,W135,Y)-CRM197단백접합백신)'가 국내 허가돼 있다. 이에 따라, 국내 4가 수막구균 백신의 공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수막구균 시장은 멘비오를 보유한 GSK가 지난해 7월 차세대 백신 '벡세로(수막구균B군흡착백신)'를 출시하면서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2012년 5월 국내 허가를 받은 멘비오는 생후 2개월 이상의 소아에서 만 55세 이하의 성인을 대상으로 혈청형 A, C, W135, Y군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을 예방하며, 만 2세 이상의 소아~만 55세 이하의 성인은 1회 접종한다. 다만 생후 2개월부터 6개월 영아는 2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 후 1세 이후 4차 접종한다. 생후 7~23개월 영아는 2회 접종을 3개월 간격으로 실시한다.
사람에게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을 일으키는 수막구균 혈청군은 A, B, C, W, X, Y가 대부분으로, 국내에서 최근 가장 우세한 수막구균 혈청군은 B형이다. 2010~2016년에 확인된 수막구균 B혈청군의 비율은 28%에 불과했으나, 2017~2020년에는 78%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GSK는 4가 수막구균 백신을 허가 받은 지 10년 만인 2022년 5월 B혈청군을 예방 가능한 '벡세로(수막구균B군흡착백신)'를 국내 허가 받았고, 2년 후인 지난해 7월 출시를 통해 시장에 선보였다.
벡세로는 생후 2개월 이상에서 B군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을 예방한다.
수막구균 백신은 필수접종으로 분류되지 않는 비급여 백신이다. 따라서 접종 횟수에 따라 가격 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철수하는 메낙트라는 9~23개월 영아의 경우 3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고, 만 2세~만 55세 1회 접종이다.
사노피가 향후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거나 멘쿼드피의 적응증을 확대하지 않은 한 GSK와의 수막구균 백신 경쟁에서 열세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