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약품업종 시총 23조원 증발…SK바사 '직격탄'

의약품업종 시가총액이 1년 새 23조원이 증발한 가운데 연초보다 주가가 상승한 곳은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한해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연초 17조원대에서 연말 5조원대로 12조원이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스피 입성으로 타격이 덜했던 전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대웅과 바이오노트 2개 종목이 신규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한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메디팜스투데이가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 47개사의 시가총액을 살펴본 결과, 2022년 주식시장 폐장일인 12월 29일 종가기준 시총규모는 114조 2231억원으로, 개장일이었던 1월 3일 137조 1807억원 대비 16.7%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22조 9577억원이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끼친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47개 종목 중 주가 상승과 시총 규모가 증가한 종목은 6개에 불과했으며, 19개 종목이 30% 이상 시총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보면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 규모는 연초 대비 3.1% 감소한 58조 4339억원으로 선방했고, 셀트리온은 17.5% 감소한 22조 5992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2021년 상장 후 한때 36만원대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 7만 3500원에 머물렀다. 시총 규모 역시 연초 17조 5567억원에서 67.9% 감소한 5조 6436억원에 그쳤다. 빠져나간 금액만 11조 9131억원으로 전체 종목 감소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진원생명과학 -59.9%(5551억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51.4%(3696억원), 오리엔트바이오 -50.4%(727억원) 등 총 4개 종목의 시총이 반토막났다.

이어 삼성제약 -46.0%, 에이프로젠제약 -42.2%, 종근당바이오 -42.0%, 이연제약 -41.2%, 영진약품 -39.7%, 보령제약 -38.4%, 제일약품과 동화약품 -38.1%, 팜젠사이언스 -35.1%, 신풍제약 -34.2%, 부광약품 32.4%, 일양약품 -31.7%, 종근당홀딩스 -31.3% 등 총 19개 종목이 30% 이상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환인제약 -1.1%(3274억원), 삼진제약 -1.2%(3565억원), 국제약품 -5.2%(1111억원), 유한양행 -5.6%(4조 1888억원), 경보제약 -7.4%(2391억원), 일동제약 -8.7%(7652억원), 하나제약 -9.2%(3244억원) 등은 한자릿수 감소율에 그쳐 나름 선방했다.

반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대원제약, 일동홀딩스, 일성신약, 삼일제약 등 6개 종목은 연초보다 주가를 끌어올리며 선전했다.

일동홀딩스의 시총규모는 연초 대비 35.2% 증가한 2325억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비록 지난 12월 말 일본 후생성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경구약을 국내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한가에 가깝게 급락했으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이 꾸준히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어 대원제약 15.2%(4118억원), 일성신약 14.4%(2245억원), 한미약품 6.6%(3조 6708억원), 대웅제약 4.6%(1조 8365억원), 삼일제약 3.6%(1177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의약품업종에 합류한 대웅의 주가는 2만원대 후반에서 2만 350원으로 하락했고, 시총 규모는 1조 1832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코스피에 상장된 바이오노트는 올해 IPO 최대어로 꼽혔으나 공모 흥행에는 실패해, 희망 공모가보다 50~60% 낮은 9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10.8% 오른 9980원에 형성했고, 공모가 대비 18.3% 오른 1만 65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닷새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며 현재 주당 가격은 8580원으로 내려섰고, 시총은 8741억원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