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업종 시가총액이 1년 새 14조원 가까이 증발한 가운데 연초보다 주가가 상승한 곳은 5곳에 불과해 지난 한해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셀트리온과 신풍제약, 종근당, 부광약품, 일양약품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일부 기업의 경우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 등 정면으로 한파를 맞았다.
그나마 IPO 최대어로 불리며 17조원 규모의 시총을 형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입성으로 타격이 줄어든 모양새다.
메디팜스투데이가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 45개사의 시가총액을 살펴본 결과, 2021년 주식시장 폐장일인 12월 30일 종가기준 시총규모는 135조 4447억원으로, 개장일이었던 1월 4일 149조 2744억원 대비 9.3%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3조 8297억원이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이슈로 지난 2020년 제약바이오주에 쏠렸던 폭발적 관심이 잇따른 임상중단 등 대내외적인 이유로 줄어들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등을 포함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확대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총이 연초보다 8.9% 증가한 반면,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허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41.8% 감소한 27조원대에 머물렀다. 연초보다 19조 5982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3월 코스피에 상장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했을 때 44개사의 시총규모는 118조원으로 연초 149억원 대비 31조원이 감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직후 시초가가 공모가액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을 기록한 후 상승세를 타 17조원대의 시총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12월 30일 종가 22만 500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의약품업종 전체 시총이 -31조원에서 -14조원으로 감소 폭이 줄었다.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세를 보였으나, 특히 셀트리온을 비롯해 코로나 수혜주로 불렸던 제약바이오주들의 주가 하락 폭이 컸다.
신풍제약의 주가는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6000원대에서 꾸준히 올라 19만원대까지 급상승했으나, 임상 실패와 검찰 압수수색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1월 4일 종가 12만 2000원에서 12월 31일 종가 3만 1950원으로 9만 50원이나 빠졌으며, 시총도 6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73.8% 감소했다.
이어 일양약품 -55.8%, 녹십자 -54.1%, 부광약품 51.2%, 종근당 -49.9%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을 중단했거나,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한 기업의 시총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주가는 반토막났다.
이밖에도 종근당바이오 -45.6%, 제일약품 45.4%, 한올바이오파마 -43.9%, 종근당홀딩스 -40.7% 등으로 급감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진원생명과학, 보령제약, 일동제약, 이연제약, 환인제약, 일동홀딩스, 유유제약 등 8곳은 시총규모가 늘어났다. 그러나 연초보다 주가가 상승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에 상승세를 탄 경우다. 1만 5000원 전후를 오가던 일동제약 주가는 지난 11월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경구용 코로나치료제 공동개발 착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두 번이나 상한가에 근접했고, 29일과 30일 이틀 연속 두 자릿수로 상승하면서 연초 대비 1만 4700원이 오른 3만 3600원을 기록했다. 시총 역시 77.8% 증가한 799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연제약은 시총은 연초 3837억원에서 6398억원으로 66.7% 증가했으며, 환인제약도 3078억원에서 3311억원으로 7.6%, 일동제홀딩스는 1639억원에서 1708억원으로 4.2% 증가했다.
다만 진원생명과학과 보령제약, 유유제약은 시총이 각각 28.9%, 13.8%, 18.2%가 늘었으나, 주가는 연초보다 하락했다.
진원생명과학은 연초보다 5550원 하락한 1만 6200원, 보령제약은 2620원 하락한 1만 4600원, 유유제약은 6440원 하락한 7810원으로 지난해 장을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