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과 6개 공급자단체가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1차 수가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공급자단체들은 올해도 쉽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의약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피력했고, 공단은 서로의 간극이 크다며 건강보험 재정과 가입자들의 납부능력을 고려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대한약사회를 시작으로 병원협회, 치과협회, 조산협회, 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순으로 1차 협상을 마쳤다. 

올해도 수가협상의 키워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였다. 의약계는 이 특수상황을 밴드(진료비 총액)에 반영해 달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수가협상 당시 공급자단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피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수가협상에 반영되지 못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공급자단체 측의 주장이다. 공급자단체들은 자체 분석 결과 등 데이터를 근거로 수가인상을 요구했다.

지난 12일 가장 먼저 1차 수가협상을 진행한 대한약사회는 약국행위감소비율, 인력 증가, 약국 수입 감소 등의 분석 자료를 통해 약국가의 어려움을 전했다.

박인춘 약사회 부회장은 “장기처방이 많아지면서 조제료는 줄었지만, 인력이 증가해 약국은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공단 측이 충분히 배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도 내부 회계자료와 결산자료를 근거로 실질적인 경영 부담에 대해 호소했다.

송재찬 병협 부회장은 “급여비 외 진료수입, 건강검진 등의 비급여 수입이 상당히 줄고 비용은 늘었다”면서 “코로나19로 환자 수는 감소했지만 보건의료인을 포함한 병원직원 수는 늘어나 병원 경영이 어려워졌다. 이를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치과의사협회도 코로나19와 치과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수가를 인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경화 치협 부회장은 “치과는 대부분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 대부분이 제외됐다”면서 “공단은 특수한 상황인 만큼 밴딩을 확보해 달라”고 말했다.

14일 1차 협상을 진행한 대한의사협회는 고용창출에 대한 보상과 수가 정상화를 강조했다.

올해 처음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김동석 대한개원의협회 회장은 “지난해 의원급 의료기관은 내원일수와 환자 수 등 모든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의원급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감염관리, 방역을 위한 재정을 지출했지만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의원급의 고용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도 있어야 한다”며 “좋은 결과물로 결렬없이 수가협상을 마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협상을 진행한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해 반영되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진호 한의협 부회장은 “한의계는 실수진자의 10%가 지난해 감소했고, 경영수지도 낮아져 거의 모든 지표에서 한의계가 5등을 차지했다”고 언급하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한의계의 손실은 크다. 코로나19 손실이 수가에 반영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건강보험공단 측은 의료계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가입자들도 힘든 만큼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보자고 강조했다.

공급자단체와 1차 협상을 마친 이상일 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입자들은 경제·고용 위기에 처해있고, 의료계도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서로 바라보는 시각의 간극이 커서 수가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차 재정소위에서 밴드(진료비 총액)가 결정되기 전 가입자단체와 적극적으로 소통 하겠다”면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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