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여전한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성분명 처방이 제시됐다.
10일 열린 식약처 국감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최근 의약품 공급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어린이들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조차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어린이 의약품 수급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필수의약품이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밝혔다.
해당 약품들은 약업현장에서 수급 부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품목 중 공급중단 보고대상 의약품만 선별한 것으로, 해당 목록에는 동일성분 품목이 2개 이하, 시장점유율이 50% 이하인 것, 그리고 청구량이 많은 것들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1번부터 5번까지는 어린이 호흡기 질환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이라며 "시네츄라의 경우 작년 1분기에 작년 1분기에 106%, 올해 1분기 107%로 2년 연속 처방량이 공급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벤토린네뷸은 국가필수의약품이면서 퇴장방지의약품으로도 지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품절 안내를 공지해야 할 정도로 수급 불안정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올해 8월부터 내년 4월까지는 공급이 아예 중단된다"며 "보령 메이액트정의 경우 공급 대비 청구량이 98%로 상승했고, 재고 수준도 넉넉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식약처에 채산성이 없어 생산수입을 기피하는 약제에 대해 국가가 보전하는 제도가 있지만, 공급중단을 선언하면 대체약을 찾으면서 급한 불을 끄는 것이 현주소"라며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 민관 협의체를 통해 복지부와 식약처가 여러가지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상세한 사항은 종합감사 때까지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수급 불안정 대책으로 성분명 처방을 제안했다.
서 의원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타이레놀 품절대란이 일어났고, 소위 얘기하는 '약국 뺑뺑이'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당시 아세트아미노펜 의약품이 최근 조사를 보니까 100종 이상에 2471개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만큼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대체할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식약처도 성분명 처방을 권고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성분명 처방에 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주무부처이기 때문에 복지부가 주도하는 경우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서 의원은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제네릭과 오리지널 품질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9.6%, 의사가 제네릭을 처방해 주면 복용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81.4%가 동의한다는 결과가 있었다"면서 "이는 제네릭에 대한 신뢰는 낮다는 것으로, 제네릭 인지도 개선과 대체의약품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일반명(INN) 도입과 성분명 처방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유경 처장은 "복지부의 주관사항이기 때문에 복지부가 논의를 시작하면 협조하겠다"고 답했고, 이에 서 의원은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수급 불안정이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서영석 의원은 "복지부는 약국과 병원쪽에서 보고받고, 식약처는 제약업체에서 수급 불안정을 보고받는 시스템으로 나누어져 있어 통합적으로 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약품 대란이 계속 일어나는 거 아닌가"라고 질책하고 "부처 간에 칸막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