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회장의 잦은 국회 방문이 통한 것일까. 의료계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심사가 보류되며, 다음 법안소위에서 재논의키로 함에 따라 의료계는 일단 한시름을 놓게 됐다.
여·야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하고, 의료계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변수가 없다면 다음 법안소위 심사에도 사실상 통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치적 영향력 제고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필수 회장의 행동력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의협, 정치세력화 높여
이필수 회장은 취임당시 정부 국회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치적 영향력 제고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첫 회무로 대외협력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구성했으며, 정치적 중립을 위해 강기정 前 더불어민주당 의원 수석 보좌관, 박완주 의원 수석보좌관을 대외협력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또한 실제 이 회장의 공식 일정 중 국회 일정이 많았다.
지난 18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과 관련해 의료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면담을 가졌고, 회장 당선 직후에는 신상진 전 국회의원 등을 면담했다.
의협 관계자는 “이필수 회장이 공약으로 밝힌 것처럼 의협은 대외협력 업무 보강에 집중했고, 회장은 직접 국회를 자주 들어갔다”면서 “여야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현 집행부의 기조대로 의료계 현안들을 풀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협은 현재 ‘수술실 내 CCTV 설치‧운영 의무화 입법’ 추진과 관련해 이해당사자인 의료계, 정부, 정치권, 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의료계와 논의기구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시의사회 회장도 “투쟁을 강조했던 이전 집행부보다 정치적인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면서 “회원으로서 의협 집행부에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소위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심사를 진행했지만, 여야의 의견 불일치로 계속심사를 결정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7월 법안소위에서 다시 심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