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급부족이나 중단된 의약품이 전년에 비해 대폭 늘어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부족·중단 발생사유가 원료 수급 지연이나 선적 지연, 원료 수급 차질 등이 다수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의약품 생산·수입·공급 중단 또는 부족 보고 의약품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보고건수는 총 158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고건수 110건에 비해 43.6%(48건) 증가한 수치다.
158건 중 공급부족 의약품은 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건보다 64.5%(20건)나 증가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다케다제약이 9건으로, 두 회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머크 3건, 한국MSD와 녹십자, JW중외제약, 한독, 한국엘러간, 금청약품,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GSK가 각 2건이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커버젝트주사20㎍이 제조소 사정으로 지난해 3월과 5월, 6월 세 번이나 공급부족이 보고됐다. 라파뮨정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제조원이 생산에 차질을 빚은데다 대륙간 이동이 막히면서 수급이 늦어졌으며, 알닥톤필름코팅정도 원료의약품 수급 지연 등으로 지난해 네 차례나 공급이 중단됐다.
SK케미칼의 레더코트정 역시 원료 수급 지연으로 인한 품절 상태로, 오는 4월 말에야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국MSD의 항생제인 저박사주는 출하 시험 중 무균시험 결과 일부 제품에서 기준일탈이 확인돼 제품 생산이 중단된 경우다. MSD는 현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모든 제조번호의 제품을 대상으로 내부 조사를 진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최대한 신속한 조사 완료 및 원활한 공급 재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공급 제한 기간은 현재 진행중인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되며 현 시점에서는 정확한 기간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제품 생산일정 지연을 이유로 네시나메트정, 덱실란트디알캡슐, 루프린디피에스주, 판토록정 등의 공급 중단을 보고한 바 있다.
공급중단 의약품 107건, 전년대비 28건 증가
공급중단 의약품은 10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건에 비해 35.4%(28건)이 증가했다.
공급부족 의약품의 사유가 대부분 원료 수급이나 생산 지연인 반면, 공급중단 의약품의 경우 국내사는 판매실적 저조나 생산여건 악화로 인한 경우가 많았고, 다국적사는 사업계획 변경이나 품목 구조조정, 코로나19 영향 등 사유도 다양했다.
107건 중 GSK와 한림제약이 각 6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광약품과 명인제약, 신일제약, 한국화이자제약, 바이엘코리아, 한국애브비, 동아에스티, 한국먼디파마, 유신메디칼, 사노피파스퇴르가 각 3건으로 뒤를 이었다.
바이엘코리아는 판매부진을 사유로 지난해 울트라비스트370주프리필드카트리지와 클라리틴시럽, 아달라트오로스정60 3품목을 공급중단했다.
한국릴리는 지난 10월 푸로작확산정20mg 공급중단을 보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료를 제조해 공급하는 CMO 인력 부족 문제로 원료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페링제약은 메노푸어멀티도즈1200IU을 품목구조조정으로 인한 품목갱신 미신청 품목으로, 알보젠코리아는 아테로이드연질캡슐을 임상재평가 계획서 미제출로 인해 허가 취하 예정으로 공급 중단한다고 보고했다.
한림제약의 솔코린점안액·겔은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공급 중단됐으며, 일동제약의 케오본정은 DMF 등록된 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판매중단키로 했다.
JW신약의 페디라산은 올해 1월 1일자 약가인하 시행에 따른 적자 발생으로, 명인제약의 명인보르마제팜정3mg은 낮은 약가로 인한 채산성 문제로 공급중단을 결정했다.
JW중외제약의 하베카신주는 원개발사와 사업종료로 인해 생산 중단을, 동아에스티의 라스텟트에스캡슐25mg은 일본 니폰 카야쿠와의 라이센스 계약 종료로 공급 중단됐으며, 유영제약의 유영엘카토닌주는 동물실험시설 유지 어려움과 원가상승을 이유로 공급 중단됐다.
이밖에 명인제약의 카펠큐정, 한림제약의 클레신비액2%와 트인비액,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나이린주10mg/mL, 신일제약의 신일살부타몰정과 신일메토클로프라미드정 등은 판매부진을 이유로 공급중단을 보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