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웅제약이 노바티스의 '자카비정(성분명 룩소리티닙)' 특허에 처음 도전한 이후 종근당이 동일한 특허에 다수의 심판을 청구하면서,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이하 우판권)을 둘러싼 경쟁에 귀추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8일 등재특허권자인 인사이트 홀딩스 코포레이션을 상대로 자카비가 보유한 특허 1건에 대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3건을 청구했다.
스위스 노바티스와 미국 인사이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자카비는 골수섬유증 치료를 적응증으로 지난 2013년 1월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진성적혈구증가증과 급·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했다.
자카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목록에 2027년 1월 14일 만료되는 '야누스 키나아제 억제제로서의 헤테로아릴 치환된 피롤로[2,3-b]피리딘 및 피롤로[2,3-b]피리미딘' 특허와 2028년 6월 12일 만료되는 '야누스 키나제 억제제(R)-3-(4-(7H-피롤로[2,3-d]피리미딘-4-일)-1H-피라졸-1-일)-3-사이클로펜틸프로판니트릴의 염' 특허 2건이 등재돼 있다.
종근당은 이 중 2028년 만료 특허에 대해서만 3건의 심판을 청구했다. 이는 다양한 심판청구를 통해 특허회피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카비는 지난해 9월 삼양홀딩스가 처음으로 제네릭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을 허가 받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삼양홀딩스는 특허에 도전하지 않은 채 서방형 제네릭 개발에 착수하면서 제형변경을 통한 우회전략으로 추측됐다.
이후 대웅제약이 지난달 25일 2028년 만료 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1건을 제기하며 첫 특허도전에 나섰다. 해당 특허 회피 후 먼저 등록된 물질특허 만료일에 맞춰 제네릭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최초 심판청구' 이후 2주 이내 심판을 청구함으로써 대웅제약과 함께 우판권 요건('최초 심판청구', '특허회피 성공', '최초 허가신청') 중 하나를 충족했다.
자카비는 2026년 5월 9일 재심사 기간이 만료된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2028년 특허회피에 성공하게 되면 2027년 1월 14일 이후 제네릭 출시가 가능하다.
다만 우판권은 특허회피 후 최초 허가신청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특허에 도전하지 않은 삼양홀딩스가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을 경우, 대웅제약과 종근당 역시 우판권 확보에 실패하게 돼 원점에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