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37호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가 급여등재 청신호에 이어,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와의 공동판매 통해 날개를 달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P-CAB 시장은 대형 제약사간 공동판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제일약품은 5일 동아에스티와 P-CAB 신약 '자큐보'의 국내 유통 및 영업·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회사 측은 "계약금액은 현재 약가가 산정되지 않아 확실하지 않지만 매출액 대비 5%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약가가 산정되는 날 추가적으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일약품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7264억원을 기록했다. 약가를 제외하고 매출액의 5%만 계산했을 때, 약 360억원 규모다.
자큐보는 지난달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조건부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제약사가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등재된다.
먼저 출시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나 '펙수클루(펙수프라잔)'보다 더 낮은 가격 수용이 예상됐지만, 정부가 올해 하반기 '혁신신약 약가 우대' 방안을 밝히면서 자큐보 약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약평위가 제시한 약가 수용 여부 결정과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등 절차가 남아있으나, 자큐보는 올해 안에 급여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케이캡 및 펙수클루와 본격 경쟁에 나서게 된다.
2019년 출시된 케이캡은 이듬해부터 종근당과 공동판매를 시작했다. 공동판매 1년 만에 전년 대비 143.4% 증가한 725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3년 차인 2021년 연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출시된 국산신약을 통틀어 최단 기간 내 1000억원 돌파 기록도 세웠다.
물론 케이캡 허가 이후 적응증 확대와 제형 추가,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한 효과 입증 등이 매출을 끌어올렸겠지만, 여기에 종근당의 영업력이 한 몫 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양사의 밀월관계는 2023년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HK이노엔이 종근당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보령과 새로운 공동 영업·마케팅 계약을 체결한 것.
HK이노엔과 보령은 양사의 블록버스터 국산신약인 케이캡과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를 공동판매하기로 했다. 두 제품 모두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제품들로, 이러한 상호 협력 첫 사례여서 주목받았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 HK이노엔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케이캡 매출액은 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774억원 대비 14.9% 증가했다. 보령의 카나브 제품군도 처음으로 반기매출 700억원대를 기록하며 13%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는 케이캡 공백이 생긴 종근당과 지난 4월부터 공동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펙수클루 매출액은 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243억원 대비 116.8% 증가했다.
종근당이 가세한 2분기만 계산하면 344억원인데, 그것만으로도 전년보다 41.6% 증가한 수치다.
양사는 P-CAB 신약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블록버스터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양사의 영업∙마케팅 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 또한 이들 기업못지 않은 영업∙마케팅 역량과 노하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가 종근당, 보령과의 공동판매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만큼, 이들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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