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기업 절반 가량이 지난해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지출을 늘린 가운데, 일부 기업의 급여 증가로 인해 평균 판관비율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관비 지출 금액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1458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이 40%를 넘는 기업은 전무해 국내 제약기업과 대조적인 경향을 보였다.

한국화이자제약과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집계된 기업 중 유이하게 매출액의 한 자릿수 비율을 판관비로 지출해 비중이 가장 낮았다.

메디팜스투데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주요 다국적 제약기업 35개사의 2023년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판관비를 살펴본 결과 전체 금액은 2조 877억원으로 전년 2조 171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도 전년 16.9%에서 19.9%로 3.0%p 상승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이 전년 11조 9172억원에서 10조 4722억원으로 12.1% 감소했기 때문이다.

35개 다국적사 중 절반 가량인 18개사가 판관비를 늘렸고, 매출액 대비 비중이 늘어난 곳은 절반이 살짝 넘는 20개사였다. 

판관비는 상품과 용역의 판매활동 또는 기업의 관리와 유지에 수반해 지출되는 비용으로, 보통 매출액 대비 판관비의 비중이 높을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급여, 경상연구개발비, 판매수수료 등을 포함한다.

기업별로 보면 가장 많은 판관비를 사용한 곳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1458억원을 지출했다. 판관비는 전년 대비 27.4% 증가했고 매출액은 3.9% 성장해,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은 18.6%에서 22.8%로 4.2%p 상승했다.

이어 한국노바티스 1263억원, GSK 1258억원, 한국화이자제약 1243억원, 한국MSD 1049억원, 사노피-아벤티스 1002억원 등 총 6개사가 1000억원 이상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판관비 증가율이 높은 곳은 한국애브비와 GSK로, 이들 기업은 직원 급여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한국애브비는 전년 431억원에서 지난해 704억원으로 63.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전년 27.9%에서 지난해 30.0%로 2.1%p 상승했다. 한국애브비는 지난해 2월 한국엘러간 지분을 100% 양수한 후 4월 30일자로 흡수합병했다. 이에 따라 급여는 전년 202억원에서 327억원으로 증가했다.

GSK는 전년 851억원에서 지난해 1258억원으로 47.8% 증가했으며, 매출액 대비 비중도 30.9%에서 32.7%로 1.8%p 올랐다. 급여가 전년 359억원에서 지난해 546억원으로 187억원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27.4%, 한국릴리 25.1%, 암젠코리아 24.4%, 게르베코리아 20.5%, 한국쿄와기린 15.0%, 머크 14.0%, 헤일리온코리아 13.1%, 한국베링거인겔하임 12.4% 등 총 10개사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한국먼디파마는 전년 445억원에서 지난해 243억원으로 45.5% 줄어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한국먼디파마는 급여가 전년 144억원에서 103억원으로 41억원 감소했고, 퇴직급여가 164억원에서 13억원으로 151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어 노보노디스크제약 -25.6%, 한국얀센 -18.8%, 사노피 파스퇴르 -12.0%, 한국알콘 -11.1% 순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알콘과 헤일리온코리아로 36.2% 동일했다. 한국알콘은 전년 32.0% 대비 4.2%p 상승했고, 헤일리온코리아는 전년 34.9% 대비 1.2%p 상승한 수치다.

이어 갈더마코리아 35.8%, 입센코리아 34.1%, GSK 32.7%, 암젠코리아 32.3%, 한국오츠카제약 31.1%, 한국먼디파마 30.6%, 알보젠코리아 30.4%, 한국애브비 30.0% 등 10개사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전년 유일하게 매출액의 절반이상(53.8%)을 판관비로 지출했던 한국먼디파마는 판관비 지출을 절반 가량 줄이며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을 23.3%p 낮춰 30%대로 끌어내렸다. 또 전년 41.6%를 기록했던 갈더마코리아도 5.8%p 낮춰 30%대로 진입했다.

이로써 다국적 제약기업 중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이 40%를 넘는 기업은 전무했다. 국내 상장 제약기업 중 11개사가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판관비로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화이자제약과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각각 7.8%, 8.9%로 10%에도 못미쳐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화이자의 경우 지난해 판관비가 전년보다 줄었으나 매출액이 반토막나면서 매출액 대비 비중은 전년 대비 3.8%p 상승했다. 길리어드도 매출액 감소로 인해 판관비 비중이 전년 대비 2.9%p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2022년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매출이 급격히 확대됐다가 지난해 팬데믹 완화로 인해 특혜가 사라지면서 매출이 원상태로 돌아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