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신약이 등장하면서 기존 치료제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에 이어,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도 철수를 공식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한국MSD의 '제파티어정'을 품목허가를 취하했다. 2016년 11월 국내 허가를 받은 지 7년 만이다.

한국MSD는 지난 2월 식약처에 제파티어의 공급중단을 보고한 바 있다. 유전자형 1형 및 4형 만성 C형 간염 치료에 사용돼 왔으나, 시장의 수요 감소와 마지막 공급 물량의 품절로 인해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기존 C형간염 치료는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등이 사용됐으나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지 않아 완치율이 60%대 정도로 낮았고, 특히 인터페론은 주사제가 가진 부작용이나 용량 조절의 어려움이 따랐다.

닥순요법은 국내 첫 DAA(바이러스 직접작용) 제제로, 완치율을 90%대까지 끌어올리며 C형간염 완치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8월 급여 출시된 후 새로운 신약인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가 나오기까지 가파르게 성장해, 2016년 닥순의 원외처방액은 약 460억원을 달성하는 정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5월 소발디·하보니의 급여 출시를 시작으로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 신약들이 계속 나오면서 닥순요법은 내리막길을 타다 2021년 3월 한국BMS가 자진취하했다.

제파티어는 더 비운의 약물이다. 닥순요법 보다 높은 효과와 복용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하보니의 선전과 마비렛의 등장으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제파티어는 허가 이듬해 5월 급여권에 진입한 후 한달 만에 2억원 이상의 처방액을 올리면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고, 2018년 199억원의 처방액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8년 9월 마비렛이 출시되면서 2019년 59억원, 2020년 11억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4억원대를 기록했다.

범유전자형 치료제인 마비렛은 국내 DAA 시장 대부분을 점유했다. 여기에 길리어드도 지난해 2월 범유전자형 치료제인 '엡클루사'와 '보세비'를 국내 허가받았다.

기존 치료제는 간 경변증 유무에 따라 선택이 제한돼 있으나, 엡클루사와 보세비는 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고, 비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의 경우 리바비린과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완치에 가까운 신약의 등장으로 완치자가 늘어나면서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