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C형간염 경구용 DAA(direct acting antivirals,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항바이러스제) 치료제로, C형간염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던 '닥순(다클린자+순베프라)'이 6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한국BMS제약의 다클린자60mg(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염산염)과 순베프라캡슐100mg(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을 허가취하했다.

이들 약제는 지난 2015년 4월 국내 허가받아 '닥순요법' 또는 '닥순병용요법'으로 불리며 C형간염 치료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는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등이 사용됐으나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지 않아 완치율이 60%대 정도로 낮았고, 특히 인터페론은 주사제가 가진 부작용이나 용량 조절의 어려움이 따랐다.

닥순요법은 국내 첫 DAA제제로, 완치율을 90%대까지 끌어올리며 C형간염 완치시대를 열었다. 2015년 8월 급여 출시된 후 새로운 신약인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가 나오기까지 가파르게 성장해 2016년 닥순의 원외처방액은 약 46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6년 5월 소발디·하보니의 급여 출시를 시작으로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 신약들이 계속 나오면서 닥순요법은 내리막길을 타게 됐다.

닥순요법이 RAS(Resistance-associated substitution) 검사를 해야 하고 치료기간이 24주인데 반해, 후속 약물들은 12주 또는 8주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닥순요법은 C형간염 가이드라인의 우선권고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소발디·하보니와 함께 MSD의 제파티어,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 마비렛 등이 후속 약물이다. 특히 마비렛의 등장은 시장판도를 바꿔놨다.

약물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마비렛은 국내 최초로 모든 유전자형 환자를 대상으로 8주 치료가 가능한 시대를 열며 C형간염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고, 2019년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높은 완치율로 환자가 감소하며 시장이 대폭 축소된데다 신규 약물 등장으로 닥순요법은 더욱 급격한 하락세에 놓였고, 결국 한국BMS는 지난해 6월 닥순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식약처에 보고했다.

닥순의 원외처방액은 2019년 5억원에 불과해 국내 철수가 예상됐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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