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지난 1일 완료된 가운데 힘겹게 협상 타결을 이뤄낸 몇몇 곳을 제외하고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요양급여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계가 3년 연속 협상 결렬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듯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4년만의 협상 타결로 반전을 선사했던 대한의사협회는 다시 협상이 결렬되며 암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1일 공단이 공개한 최종 협상안에 따르면 병원 1.6%, 치과 2.5%, 약국 3.6%의 인상률로 타결됐으며, 결렬된 의원과 치과의 경우 공단이 최종 제시한 수치는 각각 2.1%, 3.0%로 확인됐다. 

평균인상률은 1.98%, 추가 소요재정은 1조 848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평균인상률이 감소됐다. 

최근 평균 인상률은 ▲2017년 1.99% ▲2018년 2.37% ▲2019년 2.28% ▲2020년 2.29% ▲2021년 1.99% ▲2022년 2.09% ▲2023년 1.98%로 집계됐다.

병원, ‘타결’ 집중···의협, 분노 결렬

대한병원협회는 3년 만의 협상 타결로 윤동섭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은 공식 업적을 마쳤다. 

송재찬 수가단장은 협상 종료 직후 "3년 연속 결렬에 대한 부담과 대승적 차원에서 선택했다"면서 "재정위가 제시한 밴딩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결정을 해야 했다"고 아쉬움이 남는 모습을 보였다. 

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전혀 반영해 주지 않는 공단과 정부의 협상 시스템 문제에 불만을 토로하며 결렬을 선언했다. 

더불어 병원의 경우 단지 수가 인상이 수익창출만으로 연결된 것이 아닌, 병원에 소속된 직원들의 임금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공동 생존을 원했던 병원들을 벼랑 끝으로 밀었다는 비난을 거세게 했다. 

한편 지난해 4년 만에 협상을 타결했던 의사협회 이필수 집행부는 협상 주체 변경 등으로 회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올해 결렬을 선언한 의협은 "공단 재정운영위가 의도적으로 협상 결렬을 조장했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김동석 의협 수가단장은 "공단 재정운영위가 제시한 2.1% 인상률은 유형별 계약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일방통행을 강행하는 공단 재정운영위의 행태에 강한 분노를 넘어 모멸감마저 들 지경이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대외 대응능력을 강조한 이필수 집행부가 '수술실 CCTV', '간호 단독법안' 등 고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의 원성이 높아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구조적 문제, 반복되는 '제로섬' 게임

매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밴딩 설정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불만이 또 다시 터져나오고 있다. 

현재 수가협상 구조는 재정소위에서 결정된 수가인상에 투입할 재정 규모를 두고 유형별 공급자단체들이 나눠가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로 인해 밴딩 설정부터 난항이 시작됐다. 

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보험자인 정부가 미리 정해 놓은 재정안에서 협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협상이 될 수 없는 구조"라는 의견을 밝혔다. 

윤 회장은 "취임 직후 가장 큰 난관이 수가협상"이라며 "병원들은 한정된 밴드를 통해 제로섬 게임을 악순환 속에서 최저 인상률이라는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 이필수 회장도 "의료기관의 진료비 중가율일 높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객관적 근거나 명분도 없이 인상률을 결정한다"면서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밴딩 규모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 자료는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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