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과 6개 공급자단체의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1차 수가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공급자단체들은 난항을 넘어 암울하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의약계는 코로나 헌신에 대한 적정 보상을 바랬지만 가입자단체가 코로나19 손실보상금 자료를 요구하면서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직후인 상황을 반영하면 보험료 인상은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또한 이번 협상부터 적용되는 일부 개선된 SGR 모형과 진료비 누적 기간의 단축이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1일 대한약사회를 시작으로 한의사협회, 의사협회, 치과협회, 조산사협회, 병원협회 순으로 1차 협상을 마쳤다. 

올해의 수가협상의 키워드도 '코로나19'이다. 지난 2년 동안 의약계는 특수상황을 고려해 수가인상을 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수가협상에 반영되지 못했다. 

11일 가장 먼저 1차 수가협상을 진행한 대한약사회는 2시간 가량 긴 시간 협상 후 "올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용화 약사회 보험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유지의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면서 "행위료의 점유율이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할뿐만 아니라 그 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공단 측에 충분히 설명했지만, 협상이 쉽지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손실보상과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는 한의계의 현실을 피력했다.  

이진호 한의협 부회장은 "국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위해서는 합리적인 수가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한의 의료기관의 운영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도록 현실화 및 체계화된 수가 인상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12일 1차 협상을 진행한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손실보상분과 수가협상의 연계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김동석 대한개원의협회장은 "올해 협상의 핵심은 코로나19 지원금, 신속항원검사 등을 협상과 분리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난에 관한 비용은 수가와 전혀 상관없이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건보 재정은 2조 8000억원 흑자고, 누적금은 20조 20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흑자가 났으면 써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치과의사협회도 비급여 규제 강화로 인한 경영 악화를 피력하며 적정수가 보장을 요구했다. 

마경화 치협 부회장은 "치과 유형은 10년동안 6년 협상이 결렬되어 마음이 무겁다"면서 "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 수 없어 우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협상을 진행한 대한병원협회 역시 코로나19와 관련된 손실보상금과 수가협상을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재찬 병협 부회장은 "손실보상금은 의료인력 부족과 추가적인 수당 지급등에 사용되어 병원 수익으로 직결된 것이 아니다"면서 "새로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이후 병원들은 진료시스템 및 인프라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과 정책적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환산지수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 측은 공급자단체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내년도 보험료 수입 감소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협상단장인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공급자 단체에서 지적하고 있는 건보 재정 흑자와 누적금 20조 2000억원으로 인해 협상단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는 건강보험법 개정에 따라 2023년 보험료 수입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물가 불안과 금리 문제 등도 밴드를 결정하는 데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급자와 가입자가 바라보는 시각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다르다 보니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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