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 시장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독감환자가 대폭 감소하면서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치료제 시장규모는 147억원으로, 전년 304억원에 비해 51.5% 감소했다. 

매출이 집계된 52품목 중 시장에 새로 진입한 3품목을 제외하고 성장한 품목은 6품목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1억원 이상 제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정부도 사적모임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철저한 방역조치에 나서면서 독감의심 환자 발생 예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년도는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10주차(3월 3일~9일)부터 13주차까지 9.1명, 12.1명, 20.3명으로 늘어난 반면 2020년도는 3.9명, 2.9명, 3.2명으로 감소했다.

연말(11월 29일~12월 26일)도 마찬가지다. 49주차부터 52주차까지 평균 의심환자가 2019년에는 33.8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2.7명으로 지난해 독감 유행기준인 1000명당 5.9명에 한참 못미쳤다.

이는 곧 시장 축소로 이어졌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로슈의 타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와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성분명 페라미비르)도 하락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타미플루는 45.2% 감소한 40억 7500만원, 페라미플루는 42.6% 감소한 40억 5800만원으로 격차는 1700만원에 불과했다.

타미플루는 2000년 국내 허가 후 독감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한때 공급차질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제네릭 등장과 함께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0년 허가된 페라미플루는 편의성에 힘입어 시장에서 급성장한 경우다. 타미플루가 5일간 경구투여하는데 비해, 페라미플루는 1회 15~30분간 정맥주사만으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한미플루는 전년 대비 63.1% 감소한 17억 9900만원을 기록하며 3위에 자리했다.

한미플루는 염변경을 통해 특허를 회피하며 퍼스트제네릭으로 지난 2015년 11월 허가받았다. 2017년 8월 타미플루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등장할 때까지 타미플루와 동반성장했다.

그러나 제네릭 무더기 등장과 편의성을 무기로 한 페라미플루의 공세에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시장에 진입한 로슈의 조플루자는 약 1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조플루자는 타미플루 후속약물로 약 20년만에 개발된 새로운 기전의 항바이러스 신약이다. 

5일간 복용해야 했던 타미플루와 달리 단 1회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도록 편의성이 개선돼, 타미플루를 대체할 수 있는 약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독감환자가 감소한 상황이라는 점과 급여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 매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