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90억원 규모의 공백을 두고 제네릭 경쟁이 본격화됐다. 명인제약 '명도파'가 선점 효과로 처방을 확대하는 가운데 삼일제약이 '원도파' 허가를 받아 내년 출시를 예고하면서 가격·영업력 싸움에 관심이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삼일제약의 '원도파정' 12.5/50mg, 25/100mg, 50/200mg 3개 용량을 품목허가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의 마도파정으로 1992년 국내 허가 후 30여년간 꾸준히 사용돼왔다. 그러나 2021년 5월 퍼스트제네릭인 명도파정이 등장하면서 약가가 인하되자 2023년 1월 자진취하를 통해 국내에서 철수했다.
당시 연간 90억원에 달하던 시장은 명인제약의 명도파가 대신했다. 명인제약은 2023년 5월 오리지널에 없는 저용량 12.5/50mg을 허가 받아 라인업을 확대했다.
명도파는 2021년 출시돼 이듬해 26억원, 2023년 67억원, 2024년 8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 삼일제약은 2023년 7월 마도파와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를 위한 생동시험 'SI-BL200'을 승인 받아 제네릭 시장 진입을 준비했다.
삼일제약은 명인제약과 마찬가지로 원도파 저용량을 허가 받아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갖췄다. 급여절차 기간이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월경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명도파50/200mg은 정당 205원, 25/100mg은 141원, 12.5/50mg은 95원 보험약가를 받고 있다.
후발주자가 시장을 선점한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약가를 낮추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다만 해당 성분 시장은 2개 업체만 진입한 상태여서 영업·마케팅 역량만 확보된다면 장기적으로 처방 확대 가능성도 있다.
명인제약과 삼일제약은 최근 또 다른 파킨슨병 치료제 '에피퀴나(성분명 사피나미드)' 제네릭 출시를 위한 특허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CNS(중추신경계) 분야의 전통강자로 평가되는 명인제약과 신흥강자로 부상한 삼일제약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