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3곳 중 2곳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연구개발비(R&D) 투자를 늘려 전체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매출이 고성장했음에도 R&D 투자에 인색하거나 오히려 감소해 평균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전년에 비해 낮아졌다.
SK를 모회사로 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R&D 비중이 낮아졌음에도 전년에 이어 최상위권에 속한 반면, 광동제약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6위권에 자리했음에도 R&D 투자비중은 집계된 기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메디팜스투데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5년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30개사의 R&D 투자 비용을 살펴본 결과 총 R&D 금액은 1조 49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3525억원 대비 10.7%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1442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 13조 8741억원에서 15조 5525억원으로 12.1% 증가하면서, 평균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전년 11.1%에서 올해 상반기 9.0%로 2.1%p 하락했다.
전체 30개 기업 중 R&D 투자금액을 늘린 곳은 21개사로 약 3분의 2를 차지했으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늘어난 기업은 14개사로 절반에 못미쳤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보면 SK바이오팜이 전년 동기 32.0%에서 25.4%로 6.5%p 하락했으나 가장 높았다. R&D 투자금액을 2.9% 늘렸음에도 매출이 29.3%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 및 연령 확대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RPT·TPD·CGT 등 차세대 혁신 모달리티 분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독일 기업 IDT의 매출 편입과 자체 개발 백신의 매출 성장으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면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급격히 낮아졌다. 전년 동기 79.4%에서 올해 21.5%로 57.9%p 하락했다.
그 뒤를 이어 동아에스티가 전년 동기 24.5%에서 올해 상반기 16.1%로 8.4%p 낮아졌음에도 높은 R&D 비중을 보였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가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지만, 미국 자회사인 메타비아를 통해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241’, GLP1R/GCGR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이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치매치료제 DA-7503과 면역항암제 DA-4505는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한미약품 14.1%, 대웅제약 14.0%, JW중외제약 13.0%, 셀트리온 12.7%, 한국유나이티드제약 12.0%, 삼진제약 11.6%, 유한양행 10.0% 등 총 10개사가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사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 이상을 기록했던 GC녹십자는 R&D 비중이 9.4%로 내려가면서 제외됐다.
반면 광동제약은 여전히 1%에 못미치는 R&D 비중으로 집계된 기업 중 가장 낮았다. 그마저도 전년 동기 1.0%에서 올해 상반기 0.9%로 0.1%p 하락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8253억원에서 올해 8029억원으로 2.7% 줄어든 반면 R&D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 81억원에서 올해 72억원으로 11.6% 감소한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광동제약과 함께 매출액 대비 비중이 1%대로 낮았던 일동제약은 올해 상반기 6.3%로 5.1%p 상승했다. R&D 투자금액도 36억원에서 173억원으로 379.8%나 증가했다.
일동제약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파이프라인을 과감히 정리했다. 특히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하던 P-CAB 신약 'DW4421'은 대원제약과 공동개발로 돌리는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1분기 R&D 투자금액을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였으며,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10%대 후반에서 1.2%로 낮춘 바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치료제 'ID32124'에 대해 국내에서 치료및 예방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해 신약허가 재신청을 준비하는 등 R&D 비용을 늘려가고 있다.
이어 JW생명과학 2.2%, 셀트리온제약 2.9%, 동국제약 3.3%, 휴젤 3.6%, 한독 4.6%, 영진약품 4.6% 등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일동제약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R&D 투자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안국약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2% 증가했다. 이어 파마리서치 52.1%, 삼성바이오로직스 29.2%, 종근당 23.2%, 경보제약 23.2%, JW중외제약 21.5%, 휴온스 21.3% 순으로 높았다.
반면 동아에스티에 이어 휴젤이 전년 동기 8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2억원으로 13.9% 줄여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광동제약 -11.6%, 대웅제약 -10.2%, 동국제약 -8.9%, 영진약품 -8.5%, 한독 -5.4% 등이었다.
가장 많은 R&D비를 투자한 기업은 셀트리온이 차지했다. 전년 동기 2067억원에서 11.1% 증가한 229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지만 2286억원에 그쳐 2위에 머물렀다. 상반기 R&D 투자금액이 2000억원을 넘는 기업은 이들 2곳뿐이다.
그 뒤로 유한양행 1073억원, 대웅제약 1066억원, 한미약품 1062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이 3곳, 종근당 831억원, GC녹십자 827억원, SK바이오팜 816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680억원, 동아에스티 604억원 등 총 10개사가 상반기 500억원 이상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