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이 과민성방광 치료제 '베오바정(성분명 비베그론)'의 쌍둥이약인 '제일비베그론정'을 새롭게 허가받으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급여 전략으로 4년 가까이 주요 종합병원 진입과 매출 확대를 이끌어온 베오바정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동일 성분 신약을 통한 영향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심은 향후에도 비급여 전략을 고수할지에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3일 제일헬스사이언스의 '제일비베그론정50mg'을 품목허가했다.
이 약은 과민성 방광의 배뇨 절박감, 빈뇨 및 절박성 요실금 증상의 치료에 사용되며, 제일약품에서 생산한다. 허가심사유형은 자료제출의약품이 아닌 신약이다.
제일약품은 일본 교린제약이 개발한 동일성분의 '베오바정'을 지난 2021년 10월 신약으로 국내 허가 받은 바 있다.
베오바정은 방광의 베타-3(β-3) 교감신경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방광 배뇨근을 이완시켜 빈뇨와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 등의 증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제일약품은 국내 가교 임상 3상을 통해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1일 평균 배뇨횟수 변화량과 2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1일 평균 요절박 횟수, 절박성 요실금 횟수 등에서 위약 대비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2023년 1월 출시된 베오바정은 당시 유일한 β3-아드레날린수용체 작용제로 시장에서 6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독보적 위치를 고수하던 미라베그론 성분 제제 '베타미가'의 대항마로 꼽혀왔다.
출시 이후 주요 종합병원에 입성하며 영향력을 늘려갔다. 경쟁약물인 베타미가가 허가 후 2년이 안된 2015년 10월 급여권에 진입한 반면, 베오바정은 허가를 받은 지 4년이 다가오는데도 비급여 전략을 취하고 있다.
비베그론의 β3수용체에 대한 최대 반응률은 99.2%로 같은 β3 작용제인 미라베그론의 반응률인 80.4%보다 높고, β1·β2 수용체의 자극은 적어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CYP2D6 대사 경로를 거치는 약물과의 상호 작용에 대한 우려가 매우 적으며 간장애, 신장애 환자에게도 상용량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급여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증상 개선 효과와 함께 변비나 입마름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제일헬스사이언스의 품목허가는 비베그론의 시장 영향력 확대 추세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도 비급여 전략을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