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민은 원료부터 다르기 때문에 그냥 은행엽 제제가 아닌, 명확히 차별화를 가진 약물이다."
타나민 담당 PM인 권상아 유유제약 ETC 마케팅본부 매니저는 최근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는 성분들이 임상적 효능이 없다는 이유로 퇴출되거나, 위협받는 상황에서 은행엽 성분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타나민은 독일 슈바베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은행엽 추출물 'EGb 761'의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EGb 761은 최적의 유효성분 배합비를 위해 개발한 샘플 중 가장 뛰어난 761번째 샘플을 표준화해 붙여진 이름이며, 국내에는 유유제약이 '타나민'이라는 브랜드로 30년 넘게 판매하고 있다.
권 상아 매니저는 "타나민은 독일 현지에서 의료용 은행나무를 키워 27단계의 특수공정을 거친 후 유효성분을 추출한 원료를 수입해 만든다"면서 "중국, 호주 등 각 나라 은행엽은 원산지별로 농도가 천차만별이었으나, EGb761 만큼은 처음 생산한 배지부터 유효성분 지표들이 일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늘 처방한 약과 10년 뒤에 처방할 약이 계속 동일한 효능을 보인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올드드럭'인 타나민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고용량 은행엽 제제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도네페질, 콜린알포세레이트,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 대표적 뇌기능개선제들이 급여·임상재평가를 통한 급여 축소 및 삭제로 처방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면서 해당 성분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에 대한 임상재평가 최종기한이 다가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권 매니저는 "급격하게 성장하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은 작년 한 해와 비교해보면 감소 추세에 있고, 처방처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등 변화가 보이고 있다"며 "반면 니세르골린과 은행엽 제제가 성장하고 있는데 니세르골린은 적응증 자체가 치매로 제한돼서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은 대안은 은행엽 제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엽 제제는 2021년 급여재평가 대상에 올랐다가 경구제의 경우 해외 주요국에서도 급여에 등재돼 있어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유럽과 중국 등에서는 처방도 굉장히 활발하다.
권 매니저는 "현재 240mg 고용량을 많이 출시하고 있는데, 작년 저희가 출시할 때만 해도 기존 제품은 1개 밖에 없었다"며 "타나민 고용량은 원료도 EGb761을 그대로 사용하고, 제형 크기도 기존 제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작아 복약순응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200mg 이상의 은행엽 고용량을 6개월 이상 복용한 군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타나민은 40mg, 80mg, 120mg, 240mg 등 4개 용량으로 구성됐다. 이 중 240mg을 제외하고 ▲말초동맥 순환장애(간헐성 파행증)의 치료 ▲어지러움, 혈관성 및 퇴행성 이명(귀울림) ▲이명, 두통, 기억력감퇴, 집중력장애, 우울감, 어지러움 등의 치매성 증상을 수반하는 기질성 뇌기능장애의 치료 등 3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240mg의 경우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현기증(동맥 경화 증상)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 기능 저하'에 사용된다.
차별화 무기로 시장선점 나서…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
유유제약은 경도인지기능 개선에 근거가 있는, 남은 성분 시장은 은행엽이라는 판단 하에 차별화를 무기로 발빠르게 시장선점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동아에스티와의 공동판매가 그 일환이다.
권 매니저는 "기존 유유제약의 한계는 영업력이었다. 거래처를 늘려갈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눈으로 보인다. 특히 의원 쪽에스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면서 "공동판매 전 6개월 정도 영업활동이 정지됐으나, 매출은 그대로 유지되다가 다행히 코프로모션으로 연결돼 성장하게 됐다. 의료진의 약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최근 은행엽을 기반으로 한 복합제가 나오면서 기억력 감퇴, 집중력 장애 등이 광고에 자주 언급되는 것도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에 일조할 수 있어 반갑다는 입장이다.
권 매니저는 "많은 분들이 은행엽 제제를 손발 저릴 때 쓰는 순환개선제 정도로 생각한다. 치매 분야 선생님들조차 인지기능장애에 처방해도 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왜냐면 은행엽은 적응증이 많지만, 급여가 안되는 것도 있고, 급여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지기능 장애를 동반한 치매의 경우 쓸 수 있지만, 아세틸콜린분해억제제나 메만틴 제제와 병용시 병용 약제 중 투약 비용이 저렴한 약제는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다만 중추성 어지러움과 간헐성파행증 두 적응증에는 급여가 인정된다.
권 매니저는 "치매환자한테 아리셉트나 에빅사 등을 안쓰는 경우는 없다. 이렇다보니 의료진 중에는 인지기능 개선에 은행엽 제제를 써도 되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다"며 "빠르면 내년 3월, 최대 2027년이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 결과가 나올거고, 그 때를 대비해 중장기 전략으로 뇌기능개선제 시장에서 은행엽 제제의 인식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타나민은 의원과 병원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5대 5 정도다. 80mg이 사실상 메인 용량으로 신경과 쪽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권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성장하면서 당초 매출목표보다 상향돼 올해 17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저희뿐만 아니라 은행엽 제제를 보유한 업체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이슈를 퀀텀점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