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기업 지주회사들은 대부분 외형이 확대됐으나, 수익은 주요 자회사와 종속회사의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면서 크게 악화됐다.

GC(녹십자홀딩스)가 매출 2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대웅, 한미사이언스, JW홀딩스가 매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반면, 종근당홀딩스, 제일파마홀딩스, 일동홀딩스 등은 실속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팜스투데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22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9개 제약기업 지주회사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매출은 전년 8조 8285억원 대비 10.4% 증가한 9조 744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4747억원에서 4349억원으로 8.4%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 2457억원에서 313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해 내실면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이는 대부분 주요 자회사들의 R&D 투자비용과 판관비 등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별로 보면 GC(녹십자홀딩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13.0% 증가한 2조 796억원을 달성해, 지주회사 첫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7.5% 감소한 712억원, 순이익은 53.9% 감소한 589억원에 그쳤다.

대웅은 매출이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조 6973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다. 또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3.6%, 20.5% 증가한 2073억원과 12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 자회사인 대웅제약과 대웅바이오 등의 호실적이 영향을 끼쳤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의 시장 안착,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호조 속에 매출 및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비상장사인 대웅바이오도 매출과 수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한미사이언스와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1조원을 돌파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매출이 10.1% 증가한 1조 461억원, 영업이익이 14.9% 증가한 676억원, 순이익이 60.8% 증가한 690억원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며 사업형 지주회사로 역할을 재정립한 한미사이언스는 주요 자회사인 한미약품의 자체개발 품목이 균형적으로 성장하고, 북경한미약품이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매출이 15.1% 증가한 1조 149억원을 달성해, 종근당홀딩스를 제치고 순위에서 한단계 올라섰다. 다만 영업이익은 38.5% 감소한 378억원, 순이익은 87.1% 감소한 78억원에 그쳤다.

주요 자회사인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 에스티팜 등은 호실적을 보였으나, 물류 전문 자회사 용마로지스와 바이오의약품 전문 자회사 에스티젠바이오, 생수 전문 자회사 동천수의 물류비 증가와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

반면 종근당홀딩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9090억원으로, 9개 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외형이 축소됐다. 수익면에서도 329억원의 영업손실과 227억원의 순손실로 적자로 돌아서며 외형과 수익 모두 역성장했다.

JW홀딩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9.6% 증가한 8645억원, 영업이익이 50.2% 증가한 1033억원, 순이익이 948.3% 증가한 465억원으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제일파마홀딩스와 일동홀딩스는 외형은 성장했으나, 수익에서는 전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두 기업 모두 최근 몇 년간 R&D 기조에 따라 투자비용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일파마홀딩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7930억원을 기록했으며, 75억원의 영업손실과 831억원의 순손실을 지속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소폭 개선됐고, 순손실은 심화됐다.

일동홀딩스는 매출이 14.0% 증가한 6755억원을 기록했으며, 984억원의 영업손실과 1945억원의 순손실을 지속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 모두 심화됐다.

휴온스글로벌은 매출이 15.6% 증가한 6644억원, 영업이익이 16.4% 증가한 865억원으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335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지주회사의 매출 호조로 인해 1조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은 전년 2개사에서 4개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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