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에 이어 화이자의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 등 항암제가 잇달아 기존 캡슐제에서 정제로 전환해 주목된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캡슐 제형으로 처음 개발됐다가 후발의약품이 정제로 바꿔 허가받는 경우가 많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이 제형을 변경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4일 한국화이자제약의 입랜스정75mg, 100mg, 125mg 등 3개 용량을 품목허가했다.

이 약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쓰인다. 폐경 후 여성에서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 또는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2016년 8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캡슐'을 국내 허가받은 바 있다.

당시 십수년간 치료방법의 개선이 없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요법 대비 약 2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을 보인 혁신적인 신약으로 평가됐다.

이에 힘입어 출시 이듬 해인 2017년 아이큐비아 기준 66억원에서 2018년 253억원으로 급성장했고 2019년 437억원, 2020년 573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평균 192%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새로 허가받은 정제는 기존 캡슐 제형과 효능·효과와 용량·용법 등 허가사항이 동일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유보다는 편의성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제는 대개 캡슐에 비해 약효 흡수가 빠르고, 크기가 작아 목 넘김이 수월하다. 또한 효능을 장기간 유지해 유통기한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정제 허가를 계기로 향후 처방 경향이 기존 캡슐제에서 정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제네릭 개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입랜스캡슐은 2034년 2월 만료 특허와 2027년 3월 만료 특허가 있는데, 2027년 특허는 존속기간만료일이 2023년 1월 10일에서 4년 2개월 12일이 연장됐다.

제네릭사들이 존속기간 연장에 대해 특허도전을 하는 경우가 많아, 선제적 특허 방어를 위한 정제 개발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같은 날(14일) 입랜스캡슐과 생물학적 동등성 비교를 위한 시험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아 제네릭 개발에 착수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PARP 억제제 '린파자'는 캡슐과 정제의 허가사항이 달라 의료진 혼란과 투약 오류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캡슐 공급을 중단하고 정제로 전환키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린파자캡슐50mg이 지난 1월 말 수입을 마지막으로 오는 6월 중순 경 공급중단이 예상된다고 최근 식약처에 보고했다.

회사 측은 "동일성분의 약제가 캡슐과 알약 두가지 제형으로 동시에 존재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임상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투약 오류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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