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주요 무역 파트너국 간의 지속적인 무역갈등과 관세전쟁은 CDMO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CDMO들은 비용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공급망의 지리적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국 내 생산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산업진흥원의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헬스케어 제조업들은 위탁생산(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CMO) 및 위탁개발생산(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CDMO)을 활용해 원료 및 제품을 세계적으로 분산해 생산하고, 이를 통해 무역 장벽 속에서도 유연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CMO는 제약사 또는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의약품의 제조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위탁 제조 기관을 의미한다. 주요 역할로는 완제의약품 생산. 포장, 라벨링, 품질 검사. 규제기관 기준에 따른 GMP 제조시설 운영 등이 있다.
CDMO는 CMO의 제조기능에 더해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통합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발 및 제조 기관을 의미하며, 주로 신약 후보물질의 공정 개발, 제형 개발, 임상시험용 의약품 제조, 상업용 생산 등을 담당한다.
진흥원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헬스케어 CDMO 시장 규모는 약 2258억 달러(한화 326조 1252억 원)로 추정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9.68%를 기록해 4710억 달러(한화 680조 2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CDMO 시장 성장은 바이오의약품, 희귀질환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증가가 시장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급망 재구성 전략
2025년 수입품에 대한 관세 증가 속에서 미국 헬스케어 기업들은 제조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관세 회피, 국가 안보 우선순위,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
미국 내 CDMO는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매사추세츠주에서 무균 충전 마감 및 바이오의약품, 첨단 치료제 분야의 생산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존슨앤존슨은 550억 달러(한화 79조 4370억 원)를 투자해 4곳의 생산시설을 미국내 설치.운영을 시작했고, 릴리는 주사형 약품 제조를 위한 공장 4곳에 270억 달러(한화 38조 9963억 원)를 투자키로 했다.
바이오 제약기업인 애브비 역시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100억 달러(한화 14조 4431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구조로 변화를 개편 중이다.
또한 근거리 생산 및 우호국 생산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멕시코와 푸에르토리코는 근접성, 인프라, 관세면제로 인해 주요 허브로 부상하고 있고, 특히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저비용으로 FDA 규정을 준수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면서 무역장벽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기업들은 우호국으로의 생산 이전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일랜드. 한국. 싱가포르. 폴란드 등은 안정적인 무역 관계, 철저한 지식재산권 보호, 다양한 정부 인센티브 제공을 바탕으로 주요 CDMO 허브로 자리 잡았다.
한편 의료기기 산업도 제약 부분과 마찬가지로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장비와 부품에 의존해 왔던 만큼 의료용 장갑, 주사기, 진단 장비와 같은 필수 품목의 가격이 오르고, 이 비용 부담은 병원과 환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클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의료기기 CDMO들은 의료용 금속, 폴리며, 전자 부품 등 핵심 소재의 관세 인상으로 이익 마진이 줄어들면서 최종 제품 가격을 올리게된다"면서 "이로 인해 OEM과 의료 제공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CDMO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시작된 관세전쟁은 원자재 조달, 의료기기, 제약 원료에 있어 헬스케어 제조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초기 정책발표 당시 의약품은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최근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함에 따라 의약품·의료기기 및 관련 부품 등 관세부과 대상이 되어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