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몰렸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R&D 투자 방향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지나 '엔데믹(endemic)'으로 변화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2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앞다퉈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현재 일부를 제외하고는 결과 도출이 지지부진한데다 개발을 포기한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일양약품, GC녹십자, 부광약품 등이 잇달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중단을 선언하거나 품목허가를 자진철회했고, 대웅제약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카모스타트의 임상 중단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예방 목적의 임상 3상을, 올해 3월에는 경증·중등증 국내 임상 2/3상 시험을 자진 중단한 바 있다.

신풍제약과 종근당 등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개발이 완료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뿐이다. 

치료제뿐만 아니라 백신 개발에서도 지난달 제넥신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의 임상2·3상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중단한다고 밝혀 회의감을 높였다.

이미 다국적 제약사들의 백신이 국내에 공급돼 접종이 대부분 이루어진 상태인데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백신의 허가 임박으로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개발 포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포츄전자치료제 신사업 진출·사업영역 확대 증가

이와 달리 최근 CGT(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GC셀은 지난 19일 GC(녹십자홀딩스)와 함께 미국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바이오센트릭(BioCentriq)'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센트릭은 뉴저지혁신연구소(NJII)의 자회사로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 등을 위탁생산하는 CDMO 전문업체다. 이를 통해 미국 CGT 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녹십자홀딩스의 계열회사인 'COREA'가 바이오센트릭의 의결권 100% 지분을 취득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COREA는 최근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신설법인이다. 인수자금은 총 7300만 달러로, 제3자배정 증자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미국 CGT CDMO 시장은 제약바이오 시장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추가로 북미 시설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말 SK바이오사이언스는 IPO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단중장기 성장 전략 및 투자 계획을 밝히며 CGT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M&A, 사업 인수, 해외투자 등으로 글로벌 탑티어(Top-tier) 수준의 역량을 구축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차세대 Viral Vector CDMO를 시작으로 CGT 시장에 진출하고, 코로나19 엔데믹과 새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CMO/CDMO 사업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인천 송도에 '송도 글로벌 R&PD센터' 설립 부지를 매입했으며,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L-하우스에 약 3만평 규모의 신규부지 증설 설계를 진행 중이다.

최근 최대주주가 바뀐 메디포스트도 CGT CDMO 사업진출을 본격화한다.

메디포스트는 지난달 최대주주가 양윤선 대표에서 사모펀드로 변경되면서 총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회사는 확보된 자금으로 북미지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에 85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메디포스트는 5월중 투자계약 체결을 목표로 북미지역 소재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회사와 독점 협상 중에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바이오의약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업체들도 CDMO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제조·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소수 제약바이오기업만이 보유하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