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가 적응증 확대를 통해 심박출률 40% 초과부터 정상 미만인 사각지대 환자의 표준치료를 확립했다는 평가다.
한국노바티스는 24일 오후 엔트레스토의 입원환자 급여 확대와 만성 심부전 적응증 추가 확대를 기념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엔트레스토는 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계열 치료제로, 심장에 직접 작용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두 가지 경로로 심장 신경 호르몬에 작용하며, 심혈관계에 이로운 NP 신경 호르몬은 활성화하는 동시에 심혈관계에 해로운 RAAS는 억제한다.
지난달 14일 좌심실 수축 기능이 정상보다 낮은 만성 심부전 환자에 대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로는 최초로 적응증이 확대됐으며, 이달 1일부터 급성 비보상성 심부전으로 입원 후 혈역학적으로 안정화된 환자의 경우 ACE 억제제 또는 Angiotensin II 수용체 차단 미투여자에서도 건강 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됐다.
강석민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년 새 약 2배 증가했고, 국내 심부전 환자는 약 3명 중 1명이 4년 내 사망한다"며 "65세 이상 노인에서 가장 흔한 입원 원인이 심부전이고,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중 80%가 입원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부전은 심박출률에 따라 40%미만이면 박출률 감소 심부전, 41~49%는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 50% 이상이면 박출률 보존 심부전으로 나뉜다. 전체 심부전 환자 116만명 중 약 50%는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다.
엔트레스토는 좌심실 수축 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자 중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하인 환자들에게 ACE 억제제 또는 ARB 차단제를 표준 치료와 병용해 4주 이상 안정적 용량으로 투여중인 경우에만 급여가 적용돼 초기 효과적인 치료에 제한이 있었다.
강 교수는 "입원 후 혈액학적으로 안정화된 환자에서 ACE 억제제 또는 ARB 차단제 미투여시에도 급여가 인정됨에 따라 1차 치료 약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입원 당시에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약제를 얼마나 빨리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급여 확대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엔트레스토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박출률이 정상보다 낮은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 동안 심박출률 40%를 초과한 만성 심부전 환자들은 심장질환 및 심부전 입원으로 인한 5년 생존률이 모두 낮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치료 옵션이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
조현재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엔트레스토는 심박출률이 정상보다 낮은 환자, 약 60% 이하에서 임상적 효과가 가장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PARADIGM-HF 및 PARAGON-HF의 통합 분석 결과를 근거로 심박출률 40% 초과부터 정상 미만까지 적응증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PARAGON-HF 연구 결과를 보면 좌심실 심박출률이 정상보다 낮은(약 60%까지) 하위 집단 환자에서 총 심부전 입원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복합 평가 변수 비율을 발사르탄 대비 21% 감소시켰고, 엔트레스토에 무작위 배정된 환자들에서 총 심부전 입원 감소가 24% 감소했다.
조 교수는 "심박출률의 정상을 얼마로 정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며 "정상 심박출률 범위는 약 심박출률 55~70%로, 연령 및 민족에 따라 정상범위가 다르다. 국내에서는 정상 하한을 55~60%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박출률 40% 이하의 환자들에 대한 표준치료는 있지만, 40%에서 정상까지의 환자에서는 표준치료 확립이 안됐었다"며 "이에 따라 입원을 반복하고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엔트레스토의 급여 확대와 적응증 확대로 인해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과 재입원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최근 부각되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치료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현재 교수는 "엔트레스토와 마찬가지로 SGLT-2 억제제도 심박출률 60% 이상 환자군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지고 그 이하에서는 유의성이 확보됐다"며 "약물을 대체해 쓰기보다는 서로 보완하는 표준치료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트레스토는 박출률 경도 감소(40~60%) 심부전에 허가됐지만 아직 급여가 안됐고, SGLT-2 억제제도 적응증 허가단계이기 때문에 환자 접근성을 위해서는 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