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아토피피부염 영역에 듀피젠트(성분 두필루맙)가 나타나면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고가의 약제이다 보니 환자를 만나는 여러 관문도 통과해야 했다. 산정특례를 거쳐 위험분담제를 안고서야 올해 1월 급여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를 제외한 첫 위험분담제 적용 약제이니만큼 급여 관문도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험난한 과정을 겪은 듀피젠트에게 최근 아쉬운 뉴스가 전해졌다. 경쟁 약물로 빠르게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애브비의 린버크(성분 유파다시티닙)가 듀피젠트와 린버크를 직접 비교 임상한(Heads Up 3b)결과를 발표한 것.
1차 평가변수인 EASI 75(습진 중증도 평가지수 75% 이상 개선)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16주차에 유파다시티닙(린버크) 투여군이 71%로 두필루맙(듀피젠트) 투여군 61% 대비 우월했다.
2차 평가변수인 WP-NRS로 측정한 가려움과 피부 개선에서도 유파다시티닙(린버크) 투여군은 두필루맙(듀피젠트) 투여군 대비 빠른 효과를 보였다.
치료 일주일 후 유파다시티닙(린버크) 투여군과 두필루맙(듀피젠트) 투여군은 가려움증이 각각 31%, 9% 감소했고, 효과는 16주차까지 유지됐다.
16주까지의 결과를 놓고 볼때는 린버크의 압승처럼 보인다. 사노피는 애브비가 공식적인 보도자료에서 빼놓은 부분, 그러니까 보다 장기적인 관찰에서의 결과를 강조하며 안전성에서 듀피젠트가 더 높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같은 연구에서 24주사 약물간 효과를 보면 EASI 75 환자 비율이 유파다시티닙이 64%, 두필루맙이 60%를 보였고 EASI 90 환자 비울은 유파다시티닙이 56%, 두필루맙이 48%를 보였다. EASI 100에서는 각각 27%와 13%대 비율을 보였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린버크는 16주차에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가 24주차에 효과가 떨어지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듀피젠트는 16주차에 린버크 대비 낮은 효과를 보이지만 24주차 들어서며 개선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사노피측은 ▲FDA 블랙박스 경고와 모니터링 의무조건이 없이 승인된 치료제 ▲아토피피부염 중 최장 기간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한 치료제(134주) ▲6세 이상 소아부터 성인환자 치료를 아우르는 유일무이한 생물학적제제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이 148주차에 100%대 개선을 나타낸 치료제 등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안전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과를 놓고 보면 빠른 효과는 린버크가, 점진적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한 것은 듀피젠트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 직접비교 임상의 결과지는 24주에 머물러 있다. 두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에 기간이 너무 짧다.
사노피가 린버크의 직접비교 임상발표에 안전성을 내세우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시장을 선점하는 자의 심경일 것이다. 그러나 의약품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약물의 등장은 늘 일어나는 일이고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은 필연이다.
결국 약물의 최종 선택은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가를 담보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그 선택은 약을 직접 복용해야 하는 환자와 그 약을 추전할 의사에게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한편 듀피젠트는 인터루킨4(IL-4), 인터루킨13(IL-13)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생물의약품으로 천식과 아토피피부염에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린버크는 선택적, 가역적 JAK1 억제제로 현재는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올해 11월 급여 시장에 진입했다. 애브비의 차세대 약물 중 하나인 린버크는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에 이어 아토피피부염, 궤양성대장염 치료에 사용되기 위해 관련 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