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다국적제약사들이 조직 개편에 따른 인원 감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MSD가 한국오가논과 분사 작업의 일환으로 직원 200여명을 대규모 이동시키는 것과 관련한 이슈가 점화된 가운데 전개되는 다국적제약사의 인원감축 행보라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와 한국로슈,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가 조직 개편에 따른 인력 감원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 회사 모두 조직 개편에 따른 ERP(희망퇴직프로그램, Early Retirement Program)를 진행하고 있으나 세부적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한국릴리는 전통적인 ERP를 시행 중에 있다. 회사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적정 규모의 인력을 감원하는 방식으로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릴리는 전체 영업직을 대상으로 ERP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업직 인력의 25% 가량을 대상으로 보고 있다. 

회사에 노조가 없는 만큼 한국릴리의 ERP 시행은 커다란 마찰없이 정해진 기한 내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연내 인력 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노피아벤티스는 한국MSD와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 

OTC사업부(건기식 포함)를 중심으로 분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직 대상에 오른 직원들에게 ERP를 제안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회사측은 글로벌본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분사 작업의 일환이며 독립법인을 위한 조직정비라는 입장이다. 

정확한 ERP규모와 조율 기간, 인력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측과 노조의 공통된 답변이었다. 

한국로슈는 ERP라는 단어 사용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조직 개편에 따른 인력 이동 과정에서 퇴사자가 발생하는 상황일 뿐 인력 감원이 목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로슈 본사는 2018년부터 환자(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 정비 작업의 일환으로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은 조직 내 각 팀의 역량 강화, 의사결정권한 위임과 함께 복잡한 업무 절차 간소화, 수평적 조직 문화를 통해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함께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하는데 참여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주고자했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합한 포지션을 찾지 못한 소수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슈의 조직 개편에 따라 회사를 떠난 임직원은 10여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의 감원 바람은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계획됐던 것이 시행되는 것일 뿐"이라면서 "이것이 마치 국내 영업 손실이나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에 대한 영향으로 보여지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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