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유사체가 당뇨 치료와 체중 감량을 넘어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나, 비만 환자에서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가장 큰 규모의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하면서 실질적인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1일 세마글루티드 기반의 GLP-1 수용체 작용제의 비만 치료에서의 임상적 가치를 공유하는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이날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세마글루티드 계열 GLP-1은 당뇨병약으로 개발됐지만, 심혈관계 예후를 개선시키는 약제로 미국과 지난해 3월 우리나라에서 승인을 받았다"며 "비만과 심혈관계 사망 혹은 위험성은 예전부터 입증돼왔다"고 밝혔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195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만 관련 사망의 70%가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SELECT 연구는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 40개 국가에서 1만 7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이다. 세마글루티드 2.4mg은 SELECT 연구를 통해 45세 이상 성인 환자 중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고 BMI가 27kg/m² 이상인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심혈관계 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켰다.

연구 결과, 평균 39.8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세마글루티드 2.4mg 투여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위약군 대비 20% 유의하게 감소했다.

윤종찬 교수는 "이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제외됐다. 이는 당뇨병이 있던 환자에서 심혈관계 예후에 관한 개선된 결과는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기저질환이 잘 관리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면서, 기저질환이 관리되지 않은 환자나 고령환자들도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윤 교수는 "기저질환 치료가 되지 않은 환자에서 세마글루티드를 쓴 연구는 없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치료가 덜된 환자에서도 아웃컴이 벌어지면 벌어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SELECT 연구를 85세 이상에 적용하는 것은 제한이 있다. 일반적으로 75세까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SELECT 연구 결과는 비만의 치료 목표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치료의 새 지평을 연 GLP-1 수용체 작용제로서 세마글루티드 2.4mg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교수는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은 2022년 기준 38.4%로, 남성에서는 10년 전 대비 약 1.3배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BMI 30kg/㎡ 이상의 고도비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또한 비만이 단순 체중 증가를 넘어 다양한 대사질환과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으로 인식되면서, 적극적 치료 개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ADA/EASD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환자이면서 동맥경화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권고하고 있다.

임 교수는 "GLP-1과 SGLT-2 억제제만이 심혈관질환에서 우월성을 입증했다"며 "GLP-1에 각광하는 이유는 혈당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 감소, 내장지방량 감소 등에 가장 좋은 약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SELECT 연구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 감소와 함께 내장지방, 혈압, 혈당, 중성지방, 전체 콜레스테롤 모든 지표들을 일관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2023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표되면서 당뇨 및 비만 치료제에서 심혈관계질환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한국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치매, 간질환 등 중장기적인 적응증 탐색연구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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