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광동제약이 R&D 투자에는 인색한 채 전문의약품 도입 등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R&D 투자를 등한시하는 한 근본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이탈리아 기업 키에시(CHIESI Farmaceutici)와 희귀의약품 4종을 추가 도입하는 국내 독점판매·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도입된 품목은 말단비대증 치료제 ‘마이캅사’,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적스타피드’,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 ‘필수베즈’, 지방이영양증 치료제 ‘마이알렙트’ 등 4종이다.
이는 지난해 키에시와 레베르시신경병증 치료제 ‘락손’, 파브리병 치료제 ‘엘파브리오’, 알파-만노시드 축적증 치료제 ‘람제데’ 등 3종의 희귀의약품 도입에 이은 두 번째 독점판매 계약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매출구조를 개선하려는 회사의 의지로 분석되고 있다.
광동제약은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F&B(식품·음료) 부문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54.2%에 달한다. 그 중 먹는샘물 '삼다수' 매출만 3096억원으로 33.8%를 차지하고 있어 '음료회사'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부터 헬스케어 부문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초 ‘디지털 약국 플랫폼’ 헬스포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약국전용 온라인몰 KD샵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
또 지난해 3월 홍콩 제약사 자오커와 소아근시 신약후보물질 ‘NVK002’과 올해 1월 노안 치료제 후보물질 '브리모콜'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브리모콜은 올해 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5년 미국 FDA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장을 위해 비엘팜텍 자회사 비엘헬스케어 지분을 30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달 초에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 인수를 위해 약 17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광동제약의 연간 매출은 연결기준 1조 5000억원대에 이른다. 전통제약사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순위다. 그러나 R&D 투자비는 204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3%에 불과하다.
광동제약은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적게는 1%에 못미치고 많아도 2%가 넘지 않아, 상위 제약사로서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광동제약이 외부위탁해 개발하고 있는 연구과제는 천연물 신약 치매치료제 'KD501', 비만신약 'KD101', 여성성욕저하장애 치료제 'KD-BMT-301' 등 3개지만, KD501은 제품개발이 보류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이 쉽지는 않지만 중견 제약사도 R&D에 10% 이상 투자하는 곳이 많다"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R&D 투자는 필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