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의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가 지난 달부터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 급여권에 진입함에 따라 해당 질환 영역에서 본격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그러나 현재 4차 이상 사용해야 하는 급여기준 확대 및 후속약물과의 순조로운 스위칭 등이 풀어야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국내 허가를 받은 NMOSD 치료제로는 솔리리스와 로슈의  '엔스프링(성분명 사트랄리주맙)', 미쓰비시다나베의 '업리즈나(성분명 이네빌리주맙)' 등이 있으며,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인 삼성에피스의 '에피스클리'가 있다. 이 중 업리즈나를 제외하고 모두 급여권에 진입했다.

솔리리스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NMOSD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이후 급여기준 확대를 신청했으나, 급여 논의가 지연되면서 경쟁약물인 로슈의 엔스프링가 먼저 급여등재에 성공했다.

엔스프링은 2021년 4월 국내 허가를 받은 후 경제성평가 면제를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1일부터 3차 이상 차수 치료시 급여를 인정받게 됐다.

현재 시신경척수염 유지 치료에는 1차에 아자치오프린(AZT)을 사용하고, 2차 치료제로 마이코페놀레이트(MMF)나 리툭시맙(RTX)을 급여 처방한다. 이들은 정식 허가 치료제가 없던 상황에서 사용된 오프라벨 약제다.

엔스프링은 리툭시맙을 처방했음에도 재발이 발생하거나 부작용으로 투여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 3차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하다.

먼저 급여기준 확대를 신청했으나 뒤늦게 급여등재된 솔리리스는 엔스프링 처방 후 실패환자부터 급여 적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경쟁약물로서는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다만 초고가 약제인 솔리리스는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오리지널 약가 30%가 인하돼, 엔스프링과 유사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피스클리는 오리지널에 비해 약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는 지난 7일 열린 솔리리스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NMOSD 치료 약제의 급여 적용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지만, 신약을 사용하기에는 현재 급여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며 "학회 차원에서 앞 차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인데, 급여 적용한지 얼마 안돼서 좌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럽을 제외하고 미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해외국가는 모든 약제를 자유롭게 1차 치료제로 선택한다"며 "때문에 재발률이 압도적으로 줄었다는 얘기를 이번 학회에서 이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1차 치료제로 리툭시맙을 사용하고, 경구약제는 주사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에 한해 사용하며, 이후 실패한 환자들에서는 새로운 약제를 쓰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은 심평원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이라서 향후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했다. 이에 따라 급여기준이 확대되더라도 동시에 진행돼 엔스프은 2차 치료로, 솔리리스는 3차 치료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시밀러 등장보다 후속약물에 집중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4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인 에피스클리를 급여 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후속약물인 '울토미리스(성분명 라불리주맙)'에 집중하고 있어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간 약가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오리지널티로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솔리리스 유지용량의 투여간격은 2주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3월 미국 FDA로부터 NMOSD 적응증을 추가 확보한 울토미리스는 투여간격이 8주로 길어, 투여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솔리리스의 급여 적용을 통해 향후 국내에서 울토미리스가 적응증을 추가할 경우 자연스럽게 스위칭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솔리리스도 3년 간의 노력 끝에 급여등재된 만큼, 울토미리스의 급여등재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AZ 관계자는 "울토미리스의 NMOSD 적응증을 추가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급여등재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며 "솔리리스는 그 기간동안 환자들을 위한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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