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드물게 들려오던 국내 대형 제약사 간 신약개발을 위한 협업 사례가 최근 동아에스티를 중심으로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과거 GC녹십자가 희귀질환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손잡은 이력이 있으나, 동아에스티는 범위를 확장한 만큼 새로운 형태의 협업 사례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HK이노엔, GC녹십자와 잇따라 손잡고 신약개발에 나섰다.

앞서 지난 9월에는 HK이노엔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HK이노엔은 자체 개발 중인 EGFR 저해제를, 동아에스티는 단백질 분해 기반기술을 공유해 EGFR L858R 변이를 타깃하는 차세대 EGFR 분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양사는 다양한 EGFR 돌연변이를 타깃하고 그간 치료에 한계를 보인 기존 EGFR 약물 내성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6일에는 GC녹십자와 면역질환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면역질환 중 만성 염증성질환을 표적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타겟을 공동으로 선정하고 신규 모달리티(Modality)로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동연구를 통해 도출될 물질의 다음 단계의 개발 과정에서도 양사가 협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며 도출될 결과의 권리는 공동으로 소유하기로 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 간 협업은 지난 2018년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이 첫 사례를 남겼다.

당시 양사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를 우선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에서 당시 제약사-벤처나 대형-중소제약사 간 협업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대형제약사 간 협업은 처음이어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았다.

업계에서는 보수적인 업계 문화와 수익분배 등 이해관계 합의가 어려운 만큼 이러한 협업이 확산으로 이어질 것인가에는 의문을 품었다.

실제로 신약개발에 관한 협업 건은 2020년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유전성 희귀질환인 LSD(리소좀 축적질환) 치료를 위한 차세대 혁신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1건에 그쳤다. 2건 모두 GC녹십자가 주도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업이라는 한계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동아에스티는 비소세포폐암과 면역질환 치료제로 질환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어느 분야던 협업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국내 제약업계에도 변화가 온 만큼 빅파마들처럼 협업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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