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R&D 투자로 인해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일동제약그룹이 지난해부터 체질개선에 나선 가운데, 최근 적극적인 '협력사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동제약 자회사인 유노비아는 지난 29일 대원제약과 소화성 궤양용제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신약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원제약은 유노비아가 보유한 P-CAB 신약 후보물질 ID120040002와 관련한 향후 임상개발을 수행하고 해당 물질에 대한 허가 추진 및 제조·판매 등을 포함한 국내 사업화 권리 일체를 보유하게 된다.
유노비아의 경우 대원제약으로부터 일정 액수의 계약금과 함께 상업화 시 로열티 등을 수령하게 되며, 향후 ID120040002 허가 취득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 받아 동일 성분의 이종 상표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ID120040002는 임상 1상을 통해 차별화된 약리적 특성과 우수한 안전성 등을 확인했다. 24시간 동안 위 내 산도(pH)를 4 이상 유지하는 비율이 약 90%, pH 6 이상을 유지하는 비율은 약 60%로 나타나 동일 계열의 경쟁 물질보다 더 우월한 약효 지속성을 보였다.
최근 미란성 위 식도 역류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ID120040002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계획(IND)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준비 중이다. 상업화가 완료될 경우, 네 번째 국산 P-CAB 제제가 될 전망이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의 R&D 전담 자회사로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일동제약으로부터 승계한 ▲GLP-1RA 등 대사성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소화성 궤양 등 위장관 치료제 후보물질 등에 대한 임상개발과 라이선스 아웃은 물론, 신규 물질 및 기술 발굴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장 등을 추진해왔다.
이에 앞서 일동홀딩스 자회사인 아이디언스는 지난 20일 동아에스티와 전략적 지분투자 및 아이디언스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Venadaparib)과의 병용투여에 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약 250억원을 투자해 아이디언스의 최대 주주인 일동홀딩스에 이은 2대 주주가 되며, 베나다파립과 병용투여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된다.
아이디언스는 2019년 일동홀딩스의 자회사로 설립된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개발 기업으로, 베나다파립을 비롯한 다수의 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베나다파립은 세포의 DNA 손상의 복구 관여하는 효소인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를 저해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표적 치료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아이디언스는 현재 위암, 유방암, 난소암, 파프저해제 내성암 등 다양한 암종을 타깃으로 베나다파립에 대한 임상개발 등 상업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요즘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이전과 달리 최근 한미약품, 유한양행, GC녹십자, 동아에스티, HK이노엔, 보령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간의 협업사례가 계속되면서 업계의 트렌트로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