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와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유사체'를 이용한 당뇨병약과 비만약을 개발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주요 제약기업들도 잇따라 GLP-1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일동제약의 'ID110521156'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ID110521156을 단회 경구 투여 후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으로, 제2형 당뇨병치료제로 개발한다.
ID110521156은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호르몬의 유사체 역할을 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 계열의 약물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21년 12월 ID110521156와 관련한 국내 물질특허를 취득한 바 있으며, 올해 5월 미국 특허도 취득했다.
GLP-1 호르몬은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생성, 분비되며 체내 인슐린의 분비 및 혈당 조절을 비롯해 소화기관 운동,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LP-1 유사체인 ID110521156은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저분자 화합물로서,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 기반의 약물에 비해 구조상으로 안정적이며 혈중 반감기가 긴 것이 특징이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ID110521156은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평가와 독성평가에서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과 관련해 유의적인 유효성은 물론,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 등이 확인됐다.
일동제약은 주사제 위주의 기존 약물과 구분되면서 시장성과 경제성,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는 경구용 약물 개발을 추진 중이다. 향후 비만치료제 또는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도 열려있는 편이다.
일동제약 외에도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원제약 등 주요 제약기업들이 GPL1 계열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온 GLP-1 유사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에 착수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4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심혈관계 안전성 연구(CVOT)를 통해 MACE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능을 입증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잠재력을 확인한 한미약품은 한국인의 비만 기준에 최적화된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적응증 변경에 나선 것이다.
한미약품은 이밖에도 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미국 MSD에 기술수출해 현재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를 위한 글로벌 2b상이 진행 중이며, GLP-1·GIP·글루카곤 삼중 작용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역시 NASH 치료 타깃의 글로벌 2b상이 진행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를 개발 중이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물질로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
전임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DA-1726은 비만 동물모델에서 GLP-1 유사체 Semaglutide(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1상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바이오벤처기업인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당뇨 및 비만 치료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대원제약은 팜어스의 약물 설계 및 합성을 통해 획득한 삼중작용제(GLP-1/GIP/GCG) 후보물질을 선정해, 비임상과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8일에는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시험 계획(IND) 신청을 완료했다.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