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MSD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국내 판권·제조권 등 제반권리를 확보하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게 됐다.
종근당은 지난 9일 MSD의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XR 등 3개 품목의 국내 판권 등 제반권리에 대한 라이선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여기에는 유통권, 허가권, 상표권, 제조권 등 모든 권리가 포함된다.
종근당은 2016년부터 한국MSD와 자누비아 품목군을 공동 판매해왔다. 이번 국내 판권 확보를 통해 종근당은 오는 7월 15일부터 MSD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단독으로 판매하게 됐다.
이번 인수금액은 계약금 230억원을 포함해 총 455억원 규모이지만, 자누비아 품목군의 연매출을 고려하면 그리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유비스트 기준 자누비아 품목군은 지난해 총 1576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단일제인 자누비아 405억원, 복합제인 자누메트 689억원, 자누메트XR 482억원 등이다.
다만 2021년 1763억원에 비해서는 10.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키트루다 급여확대 시 정부와의 트레이드 오프를 통해 자진 약가인하한 영향이다.
여기에 올해 4월부터 당뇨병치료제의 급여기준을 확대하면서 또 다시 품목별 1% 내외로 자진인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종근당은 TZD 계열 당뇨병치료제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을 보유하고 있다. ‘메트포르민+SGLT2i+DPP-4i’와 ‘메트포르민+SGLT2i+TZD’ 3제 요법에 대한 급여 허용으로 처방 폭이 넓어졌다. 자누비아 품목군까지 보유하면 다양한 조합의 처방이 가능할 전망이다.
종근당은 최근 듀비에의 성분인 로베글리타존에 자누비아의 성분인 시타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3제 복합제 '듀비메트에스서방정'을 허가받았다. 또 로베글리타존과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2제 복합제도 허가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누비아는 특허만료가 오는 9월로 얼마남지 않았다. 이번 인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이나 마찬가지다. LBA는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에 기반해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를 의미한다.
LBA 전략은 보령이 특화돼 있다. 보령은 항암제 '젬자',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 등 오리지널 제품을 LBA 전략을 통해 인수하면서 급격한 매출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종근당 역시 자누비아 인수를 계기로 LBA 전략을 추진해 나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분명히 있다.
이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LBA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라이선스 도입은 LBA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