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만 치료 신약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비싼 약값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27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FDA는 지난 6일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에 대해 가속 승인했다.

이는 앞서 2021년 6월 출시될 때 논란이 됐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두맙)‘에 이어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승인된 두 번째 약물이자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첫 번째 치료제이다.

뜨기 시작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은 아두카누맙과 같이 치료법이 거의 없는 질병 치료를 위한 FDA 승인 절차인 가속 승인에 따라 승인됐다. 가속 승인 당시 임상 3상 시험의 데이터는 고려되지 않았고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인됐다.

레카네맙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초기단계(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치매)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Clarity AD)에서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 점수를 측정한 결과, 치료 18개월 동안 인지 및 기능 저하를 27% 지연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카네맙은 뇌부종, 뇌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발생률은 약 10%로 아두헬름 대비 40% 개선됐으나, 임상에서 3명의 환자가 사망하며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또한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CMS)은 당일(6일) 배포자료를 통해 레카네맙이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보험 적용 범위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레카네맙의 연간 약가는 2만 6500달러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의 임상시험등록사이트(www.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2022년 1월 25일 기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해 143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172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 1상에 30개 물질 31개 임상시험, 2상에 82개 물질 94개 임상시험, 3상에 31개 물질 47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박봉현 바이오경제센터 책임연구원은 "레카네맙 가속 승인으로 임상 3상에 있는 물질들의 가속 승인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 3상 시험 신약후보물질 중 가장 승인에 근접해 있는 것은 아두카누맙 이외에 도나네맙(donanemab)과 레카네맙인데, 지난 19일 미국 FDA에서 일라이 릴리가 신청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도나네맙의 가속 승인을 거절하면서 레카네맙의 초기 시장 확보가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미 뜨고 있는 비만 치료제

2023년 한해 가장 많은 신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에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및 마운자로(Mounjaro)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해 큰 매출 상승이 예상됐다.

2021년부터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가 승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도 종종 처방의사의 전문적 판단하에 오프라벨(off label)로 비만의 치료를 위해서도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허가된 비만치료제의 우월한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비만치료제는 몇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연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지 여부이다. 실제로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 복용을 중단한 참가자는 1년 후 감소된 체중의 약 3분의 2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 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약물 반응률과 비싼 약가도 해결해야할 숙제로 꼽혔다.

위고비의 경우 한달에 약 1300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많은 보험회사는 비만 치료제를 허영심 마약(vanity drugs)으로 치부해 보험적용을 거부하고 있다.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이밖에도 날씬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약물이 과체중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의도치 않게 강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체중 이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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