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 아일리아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루센비에스주10mg/ml(성분명 라니비주맙)'을 허가받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노바티스가 판매하고 있는 '루센티스'로,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약 4조 4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바이우비즈'라는 제품명으로 최초로 허가받아, 지난 6월 미국에서 출시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아멜리부'로 첫 허가를 받았으며, 안과질환 전문기업인 삼일제약과 국내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루센티스의 특허 분쟁 해결을 위해 원개발사인 제넨텍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외 지역에서는 제넨텍의 SPC(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 만료 이후부터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제넨텍의 루센티스 SPC 만료 기한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써 종근당은 국내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다음 숙제는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종근당은 우선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향후 동남아와 중동지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지오랩은 경구용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 중인 'ALS-L1023'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탑라인 결과에서 시력 호전 대상자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동제약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바이오베터'를 연구개발 중이다. 지난 2020년 노인성습성황반변성 신약후보물질 'IDB0062' 비임상에 착수해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다수 기업 개발

루센티스의 경쟁 약물인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특허는 미국에서 2028년, 유럽에서 2025년 만료된다. 2021년 기준 아일라아 글로벌 매출은 약 11조 5000억원에 달한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가장 빠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3월 한국, 미국 등을 포함한 총 10개국에서 황반변성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SB15'와 아일리아의 안전성, 유효성 등을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3상을 완료했다. 올해 안으로 데이터 분석을 마친 후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환자모집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총 13개국의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통해 CT-P42와 아일리아의 유효성과 안전성, 약동학 및 면역원성 등의 비교 연구를 진행하며, 올해 안에 결과를 확보 후 허가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알테오젠은 반감기와 열에 대한 내성을 개선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제형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와 관련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의 임상 3상을 12개국에서 2023년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현재 모든 대상 국가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 상태이며 그 중 5개 국가에서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았다.

삼천당제약도 지난달 미국 및 일본 등 15개국에서 진행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글로벌 임상3상을 종료했다. 삼천당제약은 내년 1월 임상 3상 최종보고서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한국, 유럽에 순차적으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파마 인텔리전스 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올해 약 16조원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8년 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에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한국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우선시했다. 종근당을 필두로 향후 나오게 될 경쟁기업의 전략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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