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 이상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JAK(Janus kinase) 억제제 계열의 약품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국내 출시로 또 하나의 옵션이 추가됐다.

다만 후발주자로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급여 적용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26일 오후 경구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빈코'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국내에서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환자당 연간비용은 415만원이며, 약 5조 8000억원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특히 취학 어린이와 60세 이상에서 아토피피부염 유병율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의료비용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허가된 중등도 이상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시빈코를 포함해 사노피의 듀피젠트와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 4개 품목이 있다.

이 중 듀피젠트만 생물학적 제제로 유일하게 보험급여가 적용되며, 나머지는 JAK 억제제로 현재 올루미언트와 린버크는 급여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두필루맙은 염증, 피부장벽 기능 이상, 가려움 등을 유발하는 인터루킨(IL)-4와 13을 차단하고, JAK 억제제는 인터루킨 4와 13뿐만 아니라 31, 22, TSLP 등의 사이토카인을 억제해 넓은 범위에서 염증을 차단한다"며 "두필루맙보다 빠른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시빈코는 JADE COMPARE,  JADE MONO-1, 2, JADE REGIMEN,  JADE TEEN 등 7개 임상 3상 연구가 있다.

이 교수는 " 다른 연구가 16주차를 타겟으로 한 것과 달리 시빈코는 12주차에 이미 효과가 나타났고, 48주차까지 효과를 유지했다"며 "모든 연구에서 위약 대비 가려움증 등 개선환자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말했다.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위 왼쪽)과 서영준 충남대병원 피부과 교수(위 오른쪽).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위 왼쪽)과 서영준 충남대병원 피부과 교수(위 오른쪽).

서영준 충남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시빈코의 효과와 안전성을 강조했다.

시빈코는 JADE COMPARE 연구를 통해 1차 평가변수인 12주차 IGA 반응률과 EASI-75 반응률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국소 제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전신 요법이 필요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시빈코 200mg, 100mg 1일 1회 투여군, 두필루맙 300mg 격주 간격 투여군, 위약투여군 등 이중 블라인드 연구로 진행됐으며, 모든 환자군은 치료 기간동안 국소 제제 치료를 병행했다.

서 교수는 "12주차에 EASI 75 달성이 시빈코군이 70.3%, 두필루맙군이 58.7%로 보다 조금 더 좋았고, EASI90 달성 환자도 시빈코군이 46.1%로 듀피젠트 36.6%보다 높았다"며 "다만 두필루맙은 서서히 개선되는 경향이 있어서 나중에는 비슷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효과는 시빈코군이 확실히 빠르게 나타났다"며 "특히 두필루맙은 얼굴과 팔, 다리 증상이 늦게 개선되는데 비해, 시빈코는 전신과 함께 얼굴과 팔, 다리 모두 빨리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주목되는 점은 두필루맙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시빈코를 투여했을 때 반응하는 환자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두필루맙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시빈코 200mg를 투여했을 때 80%, 100mg을 투여했을 때 67.7%가 EASI 75를 달성했다"며 "두필루맙 치료에 실패했을 때 시빈코가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성에서 가장 큰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복통 등이었다. 흔한 부작용은 단순포진, 대상포진 등이 있었으며, 일부에서 감염성질환, 콜레스테롤 증가, 혈전 발생 등이 나타났다.

서 교수는 "시빈코는 부작용만 잘 관리한다면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이다. 다른 경쟁자들과 충분히 겨뤄볼만한 좋은 약제"라며 "특히 바르는 약제를 병용했을 때 약 10% 정도의 효과 차이가 있는 것도 시빈코의 강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재정의 한계로 인해 두필루맙도 중증의 아토피에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며 "난관이 예상되지만 JAK 억제제는 보험기준을 중등도로 낮출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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