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관련 새로운 유전자가 다수 발견돼 신약개발에 긍적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영국치매연구소(UK Dementia Research Institute)는 유전체 상에서 DNA 염기서열의 다양성을 분석해내는 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 메타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으로 보이는 잠재적 후보 유전자들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해 총 75개의 위험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그 중 42개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를 추가로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는 뇌에서 발병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지장애를 일으켜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000만명으로 추산되며, WHO는 2050년 1억 140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질병의 막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에서 효능 논란이 있는 아두헬름(Aduhelm)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유전자(Gene)는 신체의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유전자의 작은 변화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것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함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에 알츠하이머병 관련 새로 발견된 리스크 유전자는 면역 체계에 의한 뇌 손상 기전과 증 유발 종양 괴사인자(TNF) 유전자 클러스터 발견에 초점이 맞춰졌다.
알츠하이머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뇌 면역세포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베타 아밀로이드(Aβ) 단백질을 감지하면 활성화되어 Aβ 단백질을 포식·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연구에서는 유전자 경로 분석(Pathway enrichment analysis)을 통해, 'LUBAC'라는 면역조절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와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관련성을 확인했다.
또한 면역-염증 반응에 중심 역할을 하는 염증성 싸이토카인(TNF-α)과 관련된 유전자 클러스터를 발견했으며, 이는 뉴런 시냅스 손실 등 퇴행성 질환의 분자생물학적 표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김지운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뇌에서 항-TNF-α는 아밀로이드 플라그와 타우의 인산화를 감소시킨다"며 "이와 연관해 최근 알츠하이머의 치료 방향은 베타아밀로이드(Aβ)의 형성 과정, 분해 과정, 일련의 면역-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을 모색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예측 및 기전 규명을 위해 대규모 코호트를 기반으로 리스크 유전자를 새롭게 발견한데 의의가 있으며, 향후 유전적 지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높은 반면, 현재까지 승인된 신약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질병 유전자의 후보군을 계속해서 발굴하는 것은 질환 발생 위험도의 예측도를 높이고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