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의료 현장을 바꾸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를 통한 혁신의 우선 대상으로 의료와 건강이 손꼽힌다. 

데이터 활용이 정책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 발전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례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환자, 응급환자 처치에 대한 품질 관리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면 품질 개선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김경아·차원철 교수, 성균관대 홍성준 연구원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 응급·중환자실 관리 시스템’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응급환자, 중환자에 대한 데이터 기반의 관리체계는 운영 중이며, 이 영역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응급의학의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국적인 응급 의료 체계를 관리하고 있고, 특히 국가응급진료정보망(National Emergency Department Information System, NEDIS)을 이용해 데이터 기반의 질 관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의료기관에 존재하는 임상 데이터 중 일부에 국한되어 있으며, 데이터 표준에 대한 고려 없이 분석한 결과를 통합(메타분석)하는 경우가 많아 한계가 생긴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오랫동안 자리를 잡아온 NEDIS의 경우 검사와 약물 처방 등 핵심적인 임상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서 “메타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개별 연구의 데이터 형식 및 분석 과정의 동질성이 필수적인데, 데이터 표준이 적용되지 않은 기관별 분석은 이러한 동질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기관 단위의 실시간 분석 도구가 없는 것도 현재 시스템의 또 다른 한계라고 지적했다. 

NEDIS 데이터의 특징상 raw data가 실시간에 가깝게 중앙에 전송되고 있기에 중앙에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기관 단위의 분석이 가능하지만, 각 기관에서는 중앙의 기준에 맞추어 자체적으로 분석을 수행하는 것으로 결과값이 다른 경우가 종종 발생하며 이는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환자 영역은 각 기관의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테이블과 용어 표준을 통일하지 않았기에 더 큰 오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OMOP-CDM을 활용해 개별 기관의 데이터 테이블, 관계, 용어가 공통의 구조를 가지도록 하면 동일한 코드를 통한 분석이 가능하며, 분석 결과들을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OMOP-CDM(Observational Medical Outcomes Partnership-Common Data Model)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운영되고 있는 공동 데이터 모델이다.

보고서는 “응급·중환자 데이터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면 전국적 응급의료 질 관리의 효율적인 관리 체계 구축과 지역별, 의료기관별 의료서비스 격차를 고려하면서도 효과적인 정책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앙기관에서는 표준화된 결과보고서를 효율적으로 취합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의료기관에서는 자가 의료 질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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