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젊은 경영진 기용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오너 2~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손발을 맞춰야 하는 경영진의 연령도 젊어지는 분위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보령제약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장두현 경영총괄부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장두현 신임 대표이사는 1976년생으로 만 45세다. AT&T와 CJ그룹을 거쳐 2014년 보령홀딩스 전략기획실장으로 입사해 2019년 보령제약 운영총괄 전무, 올해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년도 안돼 이번 사장 승진과 함께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초고속 승진가도를 밟았다.

보령제약은 이번 대표이사 변경에 대해 "중장기 경영전략과 22년도 경영계획을 책임 있게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인사 행보는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36세)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정균 대표는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다.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대우로 입사한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보령홀딩스 경영총괄임원으로서 지주회사 및 자회사인 보령컨슈머를 설립하고 각 사업회사별로 이사회 중심 체제로 전환, 보다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체계를 정착시켰으며 기업가치 증대를 목표로 이사회 경영진간의 협업체계를 강화했다. 2019년 12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지주사인 보령홀딩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바탕으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보령제약그룹의 모습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도 '젊은 피'를 수혈했다.

GC녹십자는 2일 보스턴컨설팅 출신의 배백식 경영전략실장을 영입했다. 배 신임 실장은 카이스트(KAIST)에서 토목공학 학사 및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2006년부터 보스톤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2014년 두산그룹에 입사해 두산, 두산중공업 등에서 전략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배백식 경영전략실장은 앞으로 GC녹십자의 중장기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수립 및 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GC녹십자 역시 현 허은철 대표이사가 1972년생 만 49세로 젊은 편이다. 1998년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R&D기획실 전무, 기획조정실 실장을 거쳐 2015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희귀의약품뿐 아니라 최근 코로나19 백신의 CMO를 맡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경영전문가 출신의 인재 영입을 통해 해외진출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례가 제약업계에서 처음은 아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8년 3월 이종욱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공동 대표체제로 전환하면서 당시 43세에 불과했던 전승호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43세이던 이창재 마케팅본부장을 마케팅·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밖에 셀트리온도 지난해 40대 부문장 3명을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제약업계의 임원 연령 낮추기가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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