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이 설립된 가운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이달 안에 노조 출범을 준비하고 있어 의료계의 노조설립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당선인도 노조설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의료계 노조 설립 바람이 힘을 받을 지 주목된다.

지난 13일 아주대의대 교수 노조가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으며 국내 최초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도 다음주 23일 총회에서 노조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 의대 노조는 현재 전체 의대 교수 중 15% 가량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전의교협이 노조를 출범하면 전국단위 노조로 활동을 한다는 방침이다. 

아주의대 교수 노조 이재성 위원장은 “의대 교수 노조는 단체 쟁의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른 노조들과 다르다”면서 “다만 병원과 교수 사이 대화의 의무가 생긴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 정책에도 교수들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길을 여는 시작점이 노조라는 형식이다”고 전했다.

그는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다른 의대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은 활발하지 않지만 향후 전의교협을 중심으로 더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의협 이필수 당선인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함께 새로운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의사협회 이필수 당선인은 회장 선거운동 당시 “회원들이 뜻을 모아주면 노조설립을 위한 TF팀을 만들어 회원 의견을 듣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필수 당선인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이필수 당선인은 아주의대 교수 노조 설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며 “쉽지 않은 환경에서 첫발을 떼 준 아주대의대 교수진이 의미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노조설립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협회는 전체 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만큼 중론이 모아지는 것이 우선”이라며 “당연히 회원들의 의견이 노조설립으로 모아진다면 최선의 방법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수 노조도 전국단위로 어느 정도 모습이 형성되어야 다른 회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며 “직종별로 노조를 원하는 회원들이 많아지고 중론이 모인다면 의협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의교협은 23일 개최될 총회에서 교수 개인별로 노조 가입신청서를 받아 노조 설립을 공표할 방침이다.

전의교협은 당초 40개 의대별로 교수 노조를 먼저 설립한 후, 이들이 전국단위 의대교수 노조에 연합하는 방식을 계획했지만 현재는 개인별 노조 가입으로 변경해 추진키로 했다.

의대 교수들 간의 의견차로 인해 전국단위노조 설립이 진척이 없이 표류하자 가입 방식을 개인별로 변경한 것.  

실제 전의교협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이미 두 차례 노조 발기안 대회를 계획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가장 먼저 교수노조가 설립된 아주대병원은 환경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전국의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그런 곳은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학별로 설립된 노조가 전국단위로 연합하는 것이 영향력이 가장 크고 대표성도 갖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아 개인별 가입으로 변경했다”면서 “우선 의대 교수들이 개인자격으로 노조에 가입하는 형태로 출발해서 향후 전국 의과대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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