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가 글로벌제약기업 중 가장 큰 폭의 연구투자비를 쏟아붓고 있는 기업으로 다시금 그 명성을 확인시켰다.
2019년 J&J에 연구투자 부분에서 2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머크는 지난해 다시 2위 자리로 복귀했다. 그동안 연구 투자에 미진한 모습을 보였던 BMS는 연구 예산을 두배 이상 확대하면서 연구투자 부분에서 4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 글로벌제약사들은 코로나19 영향 속에서 백신 생산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 연구투자비를 확대하는 한편 항암분야와 심혈관계 질환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어스바이오테크가 6일 공개한 글로벌파마 연구투자비 예산 집행 상위 10위 기업을 살펴보면 1위에 오른 로슈는 지난햬 연구투자비용을 139억 달러를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투자비 비율은 무려 22%에 이른다.
로슈
2020년 R&D 예산 139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22.2%
로슈는 지난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회사 인수에도 투자를 확대했다.
로슈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에도 로슈진단을 통한 진단기기 매출 확대로 매출의 타격은 크지 않았다.
로슈의 코로나19 진단기기는 항원 항체 및 분자 기반 분석 등 15가지 테스트를 실행할 수 있는 검사법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사용됐다.
코로나19 진단기기 개발에 나서면서 로슈는 일련의 포트폴리오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FDA에서 획기적인 약물로 평가한 자폐증치료제 RG7314도 포함돼 있다.
또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로 3상을 진행하고 있던 아다사누틸린(RG7388) 연구도 투자 항목에서 배제했다. 이밖에도 IL-31제제와 알츠하아머 치료제 연구를 중단했다.
다만 로슈는 알츠하이머치료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포함한 몇가지 유망한 계약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엔터프라이즈 테파퓨틱스에서 연구 중인 1상 유전형 낭포성섬유증에 대해 판권을 사들였다.
머크
2020년 R&D 예산 136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28.3%
머크는 2019년 연구투자비 규모 3위를 보이다 난해 J&J를 누르고 2위로 뛰어 올랐다. 머크의 연구투자비의 상승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와 관련한 일련의 계약들에 의한 것이다.
머크는 오래된 백신 제조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쟁제약사들 보다 늦게 코로나19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고 순차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2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머크는 백신 연구를 잠정 중단하고 치료제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크는 동종 조혈 줄기세포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치료제를 연구하는 온콜뮨을 인수하는데 5억 달러를 사용했다.
다만 이 치료제 역시 FDA가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제품 출시에 영향을 받고 있다.
항암분야에서 키투르다의 개발로 특수를 누렸던 머크는 다른 항암 후보 물질에 대한 일련의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르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와 어려 CAR-NK 연구에 대한 계약으로 3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 계약으로 머크는 두가지 고형 종양 세포 요법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1월에는 KRAS 종양 유전자를 포함한 여러 약물의 확보를 위해 25억달러를 투자했다.
11월에는 벨로스바이오를 27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이 회사는 거대B세포 림푸종 환자 치료를 위한 항체0약물접합체 연구에 대한 모든 기술을 머크에 이전했다.
존슨앤존슨
2020년 R&D 예산 121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14.7%
J&J는 다른 제약기업들과 같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으며, 머크와 GSK, 사노피와 같은 백신 제조 회사 중 유일하게 실패하지 않은 백신 플레이어였다.
이 회사는 아이큐비아와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을 사이트 없는 접근 방식으로 진행했고, 지금까지 진행된 가상 임상 실험 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 실험을 통해 가상 임상이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 J&J는 여전히 생명공학 회사 인수에 집중하고있다. 지난해 8월에는 모멘타 파마세틱칼을 인수하기 위해 65억 달러를 지불해 FcRn 항체인 니포칼리맙을 손에 넣었다.
J&J는 이번 인수로 산모-태아 장애, 신경 염증 장애, 류머티즘, 피부과 및 자가면역 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EGFR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진 EGFR-MET 중 amivantamab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S
2020년 R&D 예산 114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26%
BMS는 셀젠 인수를 통해 매출과 연구투자비가 크게 확대됐다. 연구비는 2019년 61억 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14억 달러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연구비용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BMS는 셀젠을 인수하면서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제인 브레얀지를 보유하게 됐고 지난 9월에는 옵시디안 테라퓨틱스의 CD40L을 보유하면서 CAR-T 세포 요법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됐다.
셀젠은 CD40L 및 IL-12의 활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BMS가 셀젠을 인수하면서 해당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BMS는 경구용 항응고제인 엘리퀴스의 뒤를 이을 심혈관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M&A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이 회사는 지난해 가을 묘카디아에 131억원을 지불하며 mavacamen을 인수했다. 현재 BMS는 이 약물에 대한 FDA 승인을 얻기 위해 폐쇄성 비대성심근병증에 대한 자료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화이자
2020년 R&D 예산 94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22.4%
화이자는 바이오앤테크와 거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생산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5위를 유지했다. 두 회사의 계약은 화이자가 이제까지 경험한 거래 중 가장 빠른 것이었으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거래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화이자는 백신 개발에 2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고 이는 FDA로부터 2020년 말에 긴급 사용 승인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백신이 더 많은 변종에 대응하기 위한 부스터 연구와 함께 청소년과 어린이 투여를 목적으로 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신약 개발에 대한 본격적인 작업을 착수한 한 해였다.
화이자는 항생제 개발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 기금을 마련하는 한편 아릭사라는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항생제 후보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FDA 패스트트랙에 오른 비알콜성지방간염 약물 PF-05221304와 IRAK4 억제제인 PF-06650833를 보유하고 있다.
노바티스
2020년 R&D 예산 89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18.2%
노바티스는 BMS의 성장으로 4위에서 두 계단 내려왔지만 연구투지비는 5억달러밖에 줄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오랜시간 공을 들였던 연구 중 하나인 타브렉타가 비소세포폐암에서 FDA의 승인을 얻어냈으며 이는 라이벌인 머크KGaA가 보유한 Tepmetko보다 앞선 결과다.
CD20 표적항체 케심프타도 전염병의 유행 속에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시장에 내놓았다.
다만 코로나19는 노바티스가 진행하고 있는 몇몇 연구에 타격을 줬다.
먼저 방사선 치료법 Lu-PSMA-617의 진행을 지연시켰다. 그리고 이 회사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100억 달러를 들여 사들인 콜레스테롤 약물인 인클리시란에 대한 FDA의 거부였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열풍 속에서 조용했던 노바티스는 4분기에 백신 제조 지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항체바이러스제 MP0420과 MP0423에 연구를 시작했고, 줄기세포치료제인 remestemcel-L을 보유하기 위해 호주의 생명공학 회사인 메소블라스트에 5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말 3상 시험을 중단했다.
노바티스는 디지털전략을 구축하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계약을 체결하며 임상 연구와 제조에 인공지능 기반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는 R&D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타겟고 바이오마커 등을 찾아내도록 설계된 data42라는 프로젝트다.
노바티스는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원격으로 수행되는 임상 시험 도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GSK
2020년 R&D 예산 77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16.1%
GSK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백신 제조업체 중 하나였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보였으나 회사는 큰 실패에 시달려야 했다.
GSK는 뒤늦게 사노피와 백신 개발을 위해 협력에 나섰지만 원하는 수준의 면역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J&J,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 모더나가 진전을 보인 동안 큰 걸림돌에 부딪혔다
.
이런 좌절은 백신의 추가 시험과 생산을 올해 연말까지 지연시켰고 주요 라이벌을 뒤처지게 했다. 현재는 정상 가도를 달리고 있으나 명성에는 타격을 받았다.
다만 비르 바이오테크와 계약으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진전을 보였지만 역시 NIH가 약물 시험을 보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실패에 이어 보유한 항암제 2개에 대한 연구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GSK는 2020년을 저주받은 해처럼 느껴지게 했다.
말기암치료제 빈트라푸팔파가 주요 임상시험에서 실패했고, 또 다른 항암제 유망주인 도스타리맙에 대한 예상치 못한 검사 지연으로 GSK는 어려운 해를 보내야 했다.
GSK는 핵심 경영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일까지 겪으며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회사는
PVRIG(CD112R이라고도 함)를 표적으로 하는 IgG1항체인 SRF813와 T세포 수용체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사노피
2020년 R&D 예산 66억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15.3%
사노피는 지난해 R&D부분 중 성장 가능성이 낮은 부분에 대한 정리를 시작했고 암분야와 희귀질환 등 성장 가능한 '동력'에 투자를 두배로 늘리는 작업을 수행했다. 연관해 부서 정리가 진행되면서 이 회사는 지난해 파이프라인의 2/3이 정리됐다.
지난해 체결된 계약으로는 키메라에 1억 5000만달러를 지불한 IRAK4를 표적으로하는 최초의 단백질 분해 치료제와 NK세포 플랫폼을 보유한 키아디스를 3억 58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가장 큰 거래는 지난해 8월 인수한 프린시피아 바이오파마로 37억 달러를 들였다. 이 회사는 BTK억제제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건의 계약을 추가로 진행하며 면역학과 항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먼저 면역학 생명공학 회사인 카이마브와 11억 달러 선불 계약을 체결하며 OX40- 리간드에 결합하는 완전한 단일 클론항체 중간 단계인 KY1005를 인수했다.
새로운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 BND-22의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1억 2500만달러를 바이오엔드 바이오로직에 지불했다.
애브비
2020년 R&D 예산 65억 5000만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14.3%
애브비는 앨러간 인수로 올해 순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거래에 파이프라인은 추가되지 않았고 주름치료제는 현금 흐름(매출규모)을 늘리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7위에 올랐던 애브비는 9위로 하락했다. 올해는 휴미라의 특허 만료 시점(2023년)을 앞두고 있어 새로운 혁신을 구매하려는 노력으로 생명공학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애브비는 앨러간 인수 이후 1년 동안 어떤 것을 유지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데 보냈다.
애브비는 앨러간이 보유했던 Editas CRISPR 계약을 거부하고 게놈 편집 플랫폼을 이용한 CAR-T 세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보야거테라퓨틱스와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 치료제 연구에 대한 계약을 종료하며 프로젝트 취소에 대한 1억 34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애브비는 두 건의 계약 취소와 반대로 표적치료제에 대한 연구 협약을 추진했다.
프론티어 메디슨과는 표적 분자에 대한 기술 개발에 5500만 달러를 지불했고 젠맙과는 항암 이중 특이성 파이프 라인 지분을 부유하기 위해 7억 5000만 달러를 선불로 지급했다.
I-Mab와는 항CD47 단일 클론 항체인 lemzoparlimab 개발을 위해 계약을 진행했다. 애브비는 혈액암 치료제 Venclexta와 잠재적 인 조합을 위해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애브비는 칼레트라를 이용해 환자를 돕고자 했지만 지난해 199명의 환자가 실패했다. 애브비는 이후 위트레흐드대학과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와 함께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실험적이고 협력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애브비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항체 개발에 착수했으며 인간 중화 항체 47D11에 대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릴리
2020년 R&D 예산 60억 8000만 달러
매출액 대비 R&D 예산 24.8%
릴리의 눈에 띄는 업적은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캐나다 신약 회사와 개발 협력을 추진해 코로나에 대한 새로운 항체를 찾고 10개월 동안 해당 약물 실험을 통해 FDA 긴급사용 승인을 얻은 것이다.
코로나19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밤라비니맙은 최초의 항체 요법으로 등극했으나 입원환자에서 실패하며 미국에서 사용이 중단됐다.
하지만 릴리는 유전자치료에 대한 예산을 두배로 늘리며 Prevail Therapeutics와 2개의 임상 단계 개발 프로그램에 10억 달러를 지불했다.
또 유전자치료법 개발을 위해 Precision BioSciences와 제휴하는데 1억 3,500만 달러를 사용했다.
릴리는 자체적으로 연구중인 알츠하이머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한 성과도 나타냈다. 지난해 3월 2상 임상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알츠하이머 환자에 도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아직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는 상태로 더 많은 시험을 통해 입증해야 할 단계가 남아있다.
릴리의 또다른 자산은 당뇨병치료 부분이다. 이중 GIP/GLP-1 티르제파티드는 올해 초 제2형 당뇨병에 대한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였다.
릴리는 최근 몇 달 동안 7개의 3상 임상 중 4개에서 최고의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