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는 지난해 연매출 1조 5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루었다.
다만 4분기에는 통상적이지 못한 비용 증가로 대규모 적자를 시현했으며, 매출이익률이 다른 분기에 비해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9일 공시에 따르면 GC 녹십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매출액은 1조 5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89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416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녹십자의 실적발표에 증권가는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선민정 하나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111억원의 흑자를 기대했던 시장에 4분기 실적 발표는 충격적인 어닝쇼크"라며 "이 같은 대규모 적자를 시현한 주된 원인은 대규모 비용 집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래 통상적으로 4분기에는 인센티브가 반영돼 다른 분기 대비 약 30~40억원 정도 인건비가 증가하는데 지난해 4분기에는 특별 인센티브가 반영, 전년 대비 약 77억원 인건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4분기 경상연구개발비에 올해 연구비 일부가 선반영되면서 다른 분기 평균 대비 약 180억원 정도 더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2~3년 내에 건강기능식품 또는 OTC 제품군이 확대되면서 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선 애널리스트는 "4분기 광고선전비가 전년 대비 약 43억원 증가했다"며 "2020년 4분기 인건비, 경상연구개발비, 광고선전비의 통상적이지 못한 비용 증가로 인해 판관비가 전년 대비 무려 27.2% 증가하면서 1273억원이나 집행, 대규모 적자를 시현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4분기 녹십자의 매출총이익률(GPM)은 25.2%로 전년 대비 1.5%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0년 다른 분기와 비교했을 때에는 대략 3.6~8.8%p 정도 낮아졌다.
이는 혈액제제 수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2020년 3분기는 국내 독감백신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마진율 자체가 증가했지만, 1·2분기 GPM이 전년 대비 개선된 이유는 혈액제제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42.5%, 21.2%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 애널리스트는 "혈액제제는 원료인 혈액으로부터 알부민과 IVIG를 만들 수 있는데, 알부민과 IVIG 수요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수요가 높은 IVIG에 혈액 원료를 맞추다 보면 이익률이 낮아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고는 한다"면서 "2020년 내내 IVIG 수출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전년 대비 높은 GPM을 달성했었으나, 4분기 브라질 정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전년 대비 IVIG 수출이 45.5% 증가하면서 4분기 마진율은 다른 분기 대비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녹십자가 알부민과 IVIG 공급을 적절히 조율하면서 혈액제제로 마진율 훼손을 최소화할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