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영역에서 3~4%대를 점유하고 있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그 좁은 치료군에도 다양한 약제들이 끊임없이 출연하는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화이자의 잴코리(성분 크리조티닙)의 출연 이후 로슈의 알레센자(성분 알렉티닙)와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성분 세레티닙)가 잇따라 출시되며 2세대 ALK-TKI 시대를 열었다.
최근에는 다케다제약이 알룬브릭(성분 브리가티닙)을 들고 나오면서 ALK-TKI 영역은 2세대 약물의 1차 치료제 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알룬브릭은 1세대 잴코리를 비교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뇌전이 감소 효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결과를 보이면서 1차 약제 경쟁 구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아직까지 급여 시장 문턱은 넘지 못한 상황이지만 회사가 내년 초 급여 진입을 목표로 정부와 협상 중이어서 이른 시일 내 임상현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임상현장에서는 알룬브릭의 등장을 두고 '새로운 무기의 등장'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8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알룬브릭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적응증 확대 기자간담회에서 안명주 교수와 김혜련 교수는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이날 안명주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알룬브릭의 1차 적응증 확대를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치료에 있어 새로운 무기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ALK 양성 비소세포성폐암 환자는 다른 폐암 환자보다도 뇌전이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크리조티닙 이후 개발된 2세대 표적치료제가 1차 치료 옵션으로 처방되고 있지만 연구 데이터와 리얼 월드 데이터 간의 간극으로 인해 결국 새로운 표적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질환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룬브릭은 질환의 대표적 미충족 수요인 내성, 뇌전이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안전성 프로파일, 장기 내약성, 복용 편의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면서 "1일 1회 1정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일 알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의 삶의 질, 복용 부담까지 개선할 가능성이 있어 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약제"라고 평가했다.
김혜련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는 ALTA-1L 임상을 소개하며 "2차 중간 분석 결과 알룬브릭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4.0개월, 크리조티닙은 11개월로 약 2배 이상 높았고 크리조티닙 대비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51%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연구자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알룬브릭이 29.4개월, 크리조티닙이 9.2개월로 약 3배 차이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또 "알룬브릭은 모든 뇌전이 환자를 대상으로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69%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알룬브릭은 환자들의 전반적 건강 상태와 삶의 질이 악화되는 시간을 상당히 지연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결과는 기존에 허가된 2세대 표적치료제 중에서도 유일하게 삶의 질 개선 결과를 보고한 케이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교수는 “ALTA-1L 임상시험은 기존에 진행된 ALK 양성 비소세포성폐암 연구들과 달리, 항암화학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와 기저상태에서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들도 참여할 수 있었다"면서 "치료가 까다로운 상태의 환자까지 포함해 알룬브릭의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돼 데이터 객관성을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룬브릭 투여 시 초기 폐렴 발생에 대해서는 "빈도수로 보면 알룬브릭이 5% 정도, 잴코리가 2%정도 초기 폐렴 증상이 나타났다"면서 "폐렴은 먹는 항암제들이 실제로 쓰면서 꾸준히 나타나는 부작용 중에 하나이며 거의 모든 약제들이 2~4% 폐렴 증상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은 증상없이 사라지지만 그레이드3까지 경험하고 있다. 때문에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안명주 교수는 "폐렴 증상은 주로 약제 투여 2~3일 안에 나타난다"면서 "약을 줄 때 환자에게 숨이차면 언제든지 응급실에 오라고 말한다. 아직까지 응급실에 온 환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폐렴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 일종의 과민 반응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알룬브릭은 ALK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성폐암의 변이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기 위해 개발된 차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로 ii]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 확대 허가를 받아, 기존 1차 ALK 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없는 ALK 양성 비소세포성폐암 환자들에게도 처방이 가능하게 됐다.
